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의 대규모 정비 공사로 전국 각지 근로자들이 섬으로 몰려오자 영흥면 일대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옹진군은 최근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 오버홀 공사를 잠정 중단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공문에는 지역주민의 안전 확보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는 시기까지 공사를 잠정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수의 외지인들이 유입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영흥화력발전소의 오버홀 공사는 2년에 한 번 가량 발전소 장비와 시설을 분해해 정비·점검하는 대규모 공사다. 보통 전기 수요가 1년 중 상대적으로 적은 봄이나 가을철에 진행된다.

현재 영흥면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섬 곳곳에 '코로나 위협 가중하는 오버홀 공사 즉각 중단하라'란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임승진 영흥주민협의회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데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외지인들이 섬에 머물다 보니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며 "특히 섬 지역은 감염 취약계층인 어르신들이 많아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흥화력발전소는 오버홀 공사를 하지 않을 경우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달 옹진군을 비롯한 화력발전소가 소재한 지자체 행정협의회가 발전소 일정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도 공사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는 게 화력발전소 측 주장이다. 정부가 이미 공사를 중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민간 회사로선 군과 주민들의 중지 요청을 받아들일 만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화력발전소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별도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는 한 임의적으로 연기할 수가 없다"며 "코로나19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해 자체적으로 근로자들의 여행 이력 등을 조사할 뿐 아니라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