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아들과 식료품을 훔쳤다가 선처를 받은 '현대판 장발장' 사연의 주인공이 과거 행실 논란에도 후원을 받게 됐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후원금 배분 분과위원회를 열고 A(35)씨에 대한 후원금을 집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 중구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2월 10대 아들을 데리고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됐다. 굶주림 탓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A씨의 사연에 해당 마트 대표가 처벌 의사를 접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에게 국밥을 대접해 현대판 장발장으로 알려졌다.


A씨가 건강상 이유로 생계를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지역 곳곳에서는 A씨 가족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마트 대표 또한 A씨 가족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면서 주변에 훈훈한 감동을 줬다.


이후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A씨가 과거 택시 기사로 일할 때 사납금을 내지 않는 등 부도덕한 행실을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모금회와 기초단체 등으로 기부 의사를 바꾸겠다는 후원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후원자들은 후원을 철회하지 않기로 하면서 후원금이 남게 됐고 배분분과위원회에서 A씨 자녀들의 돌봄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모금회는 후원금을 자녀들의 체계적인 돌봄과 가정 사례관리, 가족 구성원들의 자립을 위한 역량 강화에 쓰기로 했다.


인천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영종지역 사회복지 기관을 통해 1년간 A씨 자녀들을 위한 돌봄 인력을 파견하고 생활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거쳐 A씨 가족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