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에 납품 못 한 친환경 농산물 피해 갈수록 커질 듯
유치원·초중고 개학 추가 연기되나…교육부 고심 (CG)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 납품이 중단돼 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

    수도권까지 확산한 코로나19로 개학 추가 연기 가능성마저 나오면서 보관 기간이 짧은 작물 재배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6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개학 연기로 보름 동안 도내 학교에 납품되지 못한 친환경 농산물 등 식자재는 270여t에 달한다. 피해액은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친환경농산물 대부분은 채소류라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때 납품하지 못한 작물은 수확하지 않고 퇴비로 쓰거나 헐값에 전통시장 등에 내다 팔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은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새로운 판로 개척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 대부분은 계약재배를 통해 일찌감치 판로를 확보하기 때문에 새로운 거래처를 뚫는 게 쉽지 않다.

    여기에 봄철 집중적으로 출하하는 잎채소류는 생육 특성상 하루 이틀만 지나도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져 시장에 내놓기 어렵다는 게 농가의 설명이다.

    조성근 전북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처장은 "대형마트 같은데 농산물을 내다 팔려고 해도 그곳도 이미 계약 형태로 들어온 농가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 들어가기가 어렵다"며 "우리도 계약대로 농사를 지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판로가 모두 막혀 막막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전북도와 도 교육청 등은 개학 연기로 판로가 막힌 친환경농산물을 담은 꾸러미 판매 운동을 하고 있지만, 공무원 등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판로에 그쳐 농가의 손실을 보전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관공서나 군부대 등 다른 기관에 친환경농산물 납품 여부를 타진하고 있으나 이미 납품받는 농가들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된다"면서 "코로나19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전국적인 감염병이라 타 시·도를 통한 판로개척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소비 촉진 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피해 농가를 위한 현실적인 지원 대책을 도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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