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까지 주 7→4항차
여객 급감 여파·확산 방지차
일부만 동의받아 시행 반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과 섬을 오가는 연안여객선 일부 항로가 감축 운항에 들어가면서 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인천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과 덕적도를 오가는 차도선 코리아익스프레스호의 운항 횟수가 지난 13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주 7항차에서 주 4항차로 줄어든다. 인천시내와 덕적도를 오가는 차도선이 화·목·토·일요일에만 운영되는 것이다. 차도선은 여객과 함께 차량을 실어 나르는 선박이다.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이용객 수가 급감해 선사의 여객운임 손실 등이 급격히 커지다 보니 운항 횟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인천~덕적도 여객선 이용객은 지난해 1월28일부터 같은 해 2월29일까지 1만2818명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7739명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차도선 감축 운항 시행이 섬 주민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옹진군과 선사 등은 마을을 대표하는 몇몇 사람들에게만 동의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감축 운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덕적도 주민인 홍모(69)씨는 "주민들은 감축 운항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당일에서야 전해 들었다"며 "육지에선 코로나19 문제로 대중교통을 감축 운항하지 않는다. 섬 주민들에겐 배가 육지로 나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인데 이걸 감축 운항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경민 덕적면 진1리 이장은 "선사 측에서 감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감축 운항을 요청했다고 하는데 운항 횟수를 줄인다고 해서 감염병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줄면서 여객선 이용객 수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객선은 섬 주민들이 육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박 감축 운항을 진행하게 됐다"며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전체 항로가 타격을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축을 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대표성을 가진 주민들에게 호소했고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