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공익법인인 장학회 돈 8억여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김만복(74) 전 국가정보원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전 원장은 2016년 4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이 설립한 A장학회 자금 8억8800만원을 차명계좌로 빼돌려 지인에게 빌려주는 등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성남교육지원청은 2017년 감사를 통해 김 전 원장이 허가 없이 A장학회 자금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공익법인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익법인은 기본재산을 매도·증여·임대·교환 또는 용도 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경우 주무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 전 원장은 A장학회 사업 실적 및 결산서를 성남교육지원청에 거짓 보고하고 허위 차용증 등을 제출해 교육청의 감독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원장은 2007년 12월 대선 전날 방북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외부에 유출했다가 논란이 일자 자진해서 사퇴했으며 이와 관련한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에 대해 입건유예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김 전 원장은 또 2011년 일본 월간지 '세카이(世界)'와의 인터뷰를 비롯해 기고와 강연 등을 통해 국정원장 재직 시 알게 된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