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겪다 2011년초 지정
외부서 지속적 학생 유입 성과
농사·김장 등 학년별 생태교육
학부모 방과후·방학 돌봄 일조
노동·협력의 가치 중요시 여겨
문화·예술·체육 자기계발 수업
학생 주도 '주제별 체험학습'도
▲ 평택 죽백초등학교 전경.

 

죽백초등학교는 평택시 외곽 소규모 농촌형 학교로서 2010년 학생수 60명으로 폐교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2011년 3월1일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점차 주변 지역에서 학생들이 전입해 들어와 현재 10년차 혁신학교에 학생 수 240여명의 학교로 변화했다.

죽백초등학교는 평택시의 지역거점 혁신학교로 지역과 함께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3~4학년 학생들의 생태교육인 모내기(벼농사).
▲ 3~4학년 학생들의 생태교육인 모내기(벼농사).
▲ 5~6학년 학생 생태교육인 김장 담그기.
▲ 5~6학년 학생 생태교육인 김장 담그기.

▲생태교육

죽백초등학교의 빛깔은 생태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죽백에서 '생태교육'은 아이들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이루어진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몸소 땀 흘리는 것의 의미와 즐거움, 함께 노동하는 것의 귀함과 중요성을 학교가 이야기한다.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전교생이 논밭 농사를 짓고 김장을 하다보니 아이들은 어느 하나도 온전히 땀 흘려 겪어내기 어려웠다.

단순한 체험에 그칠 뿐 모두 어른들의 일이었다.

이제는 1, 2학년은 텃밭 농사, 3, 4학년은 벼농사, 5, 6학년은 김장으로 학년별 위계를 두어 생태교육을 하고 있다.

 

▲ 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과정협의회'
▲ 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과정협의회'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학교

죽백초등학교의 학부모 문화는 혁신학교 성장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학교가 성장해 가는 한복판에는 교사들과 함께 학부모들이 자리하고 있다.

죽백초등학교 학부모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내 아이와 네 아이를 가르지 않고 함께 누구라도 돌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쓴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들도 학교와 교사들의 빈틈을 메우며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방과 후에 놀이 동아리에서는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위해 놀이 출동을 진행한다.

또한 단기 방학 중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 학부모 동아리들이 해왔던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교의 돌봄을 뒷받침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2014년 가을부터 학부모들이 별별축제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열어왔다.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 학부모들이 주체로 행사를 진행한다.

2019년 진행된 별별 축제는 학생, 학부모, 마을 주민들이 참여했고 학부모들이 주체가 되어 각종 체험 마당, 아이들이 그동안 배운 내용을 펼친 공연마당, 먹거리 마당, 별별나눔 장터 등이 진행됐다.

수익금은 전액 기부됐다.

 

▲ '죽백예술제'에서 풍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학생들.
▲ '죽백예술제'에서 풍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학생들.

 


▲죽백 예술제

죽백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심미적 경험을 제공하고 풍부한 감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자기 계발 시간을 연간 14회에 걸쳐 총 42차시를 운영한다.

합창, 택견, 음악 줄넘기, 풋살, 한국무용, 난타, 가야금, 외발자전거 등의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문화, 예술, 체육 능력의 신장을 꾀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은 물론 배우고 싶은 과정을 스스로 선택해 수업에 참여한다.

활동과 체험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되며 여기에서 기른 능력을 죽백 예술제를 통해 발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주제별 체험학습

주제별 체험학습(구 수학여행)은 학교에서 계획을 세워 학생들을 데리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그 과정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버스를 타고 계획된 목적지에 도착해서 둘러보고 주어진 프로그램에 따라다니는 수동적인 방식이 아니라 작은 모둠으로 구성된 학생들이 가고 싶은 장소를 스스로 정하고 적절한 교통수단을 선택해 이동한다.

더불어 그 장소에서 어떤 것을 보고 어떤 활동을 할지 선택한다.

체험학습에 필요한 경비를 가정 일을 도와주며 벌고 친구들과 활동 장소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며 안전이, 이끔이, 기록이 등의 역할을 나눠 서로 도와가며 활동한다.

임은주 교사는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도록만 도와주면서 그림자 선생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체험을 스스로 준비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일보·경기도교육청 공동기획>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사진제공=평택 죽백초등학교

 



활발한 소통으로 교실문제 해결


교사·학부모 적극적인 의견 개진
결정 내용 활동사항 평가·보완도



죽백초등학교의 핵심은 민주와 협력이다.

학교와 교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적극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다.

임은주 교사는 "학교에서 민주주의란 의견에 대한 제안에서 실행, 결과까지 책임을 가지는 것"이라며 "학교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 구성원의 의지를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죽백초등학교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다"면서 "교사들은 교사의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학부모의 자리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서로 토의하며 좋은 방안을 찾아간다.그리고 결정된 내용에 따라 학교가 활동한다. 이후 잘 진행되었는지 서로 평가하고 다시 좋은 방안을 찾기 노력한다"고 밝혔다.

죽백초등학교는 교사들이 함께 성장하는 학교다.

최근까지 교사들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기 보다는 교실에서 혼자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가 생기면 혼자 끙끙 앓으며 생활했다.

죽백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문제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우리 반에 이런 문제아가 있다는 식의 빈정거림이 아니라 어떤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는 식의 이야기다.

임은주 교사는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들은 지나가면서 그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런 면이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신의 생각을 주고받게 된다"며 "선생님에게 주목받은 학생은 문제아가 아니라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전체의 관심을 받은 아이는 그 관심만큼 성장해서 자연스럽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
 

 



자발적 참여·실천 경험학생들 '민주시민' 성장

▲ 아버지 캠프 중 진행된 캠프파이어.
▲ 아버지 캠프 중 진행된 캠프파이어.

학교민주주의의 기본은 협의와 참여에 기반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의 자발적 참여와 실천의 경험으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교사 다모임을 통해 학교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학교의 비전에 맞게 공유해 간다.

협의의 기본 원칙은 교사의 편의가 아닌 학생들의 교육적 목적에 맞는 방향이다.

죽백초등학교 민주주의의 기본은 소통이다.

학급 밴드를 통해 일상적으로 학부모와 교사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연 4회 저녁 시간을 이용해 반모임을 진행한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 학급의 아이들의 학교생활 및 학급운영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학교 및 학급 교육과정 운영 내용에 대한 협의와 반성이 이루어지게 된다.

여기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연 4회 교육과정 협의회를 진행한다.

학부모회는 교육과정 협의회에 참여하고 이에 학교축제와 놀이 한마당, 절기교육에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다.

또한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통해 이뤄지는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학생자치회 활동을 통해 주체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아버지회는 논농사 지원, 아버지 캠프, 토요놀이마당, 여름 수영장, 겨울 썰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자치회를 통해 학생 동아리운영과 자치회에서 협의한 활동을 주체적으로 운영한다.

임은주 교사는 "4.16 추모회, 학생동아리활동, 축제와 학생회주관 체육행사, 스승의 날 행사, 개교기념일 퀴즈대회, 한글날 행사, 크리스마스 행사 등을 운영하며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활동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지켜야 할 규칙을 세우며 서로 안내한다"며 "학급 자치회에서는 학급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학급 규칙을 세운다"고 밝혔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