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원·경기 등지에서 12건 발생…원인 절반 '쓰레기 소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행정력 등이 집중된 가운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강원 동해안에는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라는 징크스가 있어 산불 예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9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강원도에서만 산불 5건이 발생하는 등 전국에서 12건이 발생해 산림 1.61㏊(1만6천100㎡)가 탔다.

전날 오후 4시 5분께 강원 춘천시 동산면 원창리 사유림에서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산림 0.1㏊를 태운 뒤 1시간 15분 만에 꺼졌고, 오후 2시 17분께 화천군 하남면 원천리에서도 불이 나 산림 0.7㏊가 탔다.

이밖에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0.05㏊ 소실), 충남 공주시 사곡면 계실리(0.1㏊), 경기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0.09㏊), 경북 안동시 서후면 명리(0.01㏊)에서도 산불이 났다.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도 산불이 나 이날 현재까지 진화 중이다.

지난 7일에도 경기 김포시 대곶면 송마리(0.14㏊),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0.02㏊),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0.1㏊)에서 산불이 났고, 강원 인제군 서화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인근 군 사격장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0.3㏊가 탔다.

DMZ나 민통선 산불을 제외한 산불 9건 중 6건은 쓰레기소각이 원인으로 밝혀졌으며, 3건은 입산자 실화로 추정된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간 발생한 임야화재 717건 중 146건(약 20%)이 3월에 발생했다.

조금 더 넓혀보면 4월 112건(약 16%), 5월 114건(약 16%) 등 절반이 넘는 불이 봄철에 났다.

3월에 발생한 146건 중 68건(약 47%)이 논·밭두렁 태우기 또는 농업 부산물 쓰레기 소각 때문으로 나타났다.

강원소방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형산불 발생 시 진압에 혼란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미리 소방인력 배치 계획 등 대응책을 세웠다.

강원도동해안산불방지센터도 지난달 말 도와 시군, 산림청, 국방부, 경찰청, 기상청, 국립공원공단, 한국전력공사 등 24개 기관과 회의를 갖고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공유하고, 산불 대응 체계와 기관별 역할분담 등을 점검했다.

산림당국은 "해빙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산불 위험성이 높아지는 만큼 무단 쓰레기 소각을 자제하고, 산행 시 인화 물질을 휴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