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본 직항 마지막 항공편엔 20명 타고 들어와"

"제주와 일본을 잇는 항공노선은 오늘부로 모두 끊겼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한국과 일본이 상대국에 대한 입국규제를 강화한 첫날인 9일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한일 양국은 관광 목적 등 90일간 단기 체류의 경우 비자를 서로 면제하고 있는데 이날 0시부터 양국 간 사증(비자)면제가 일시 중단된 것이다.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달 4일부로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제주지역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 시행이 중단된 데 이어 제주관광 악재가 겹쳤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에서 일본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도내 일감이 줄어들자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제주 불법체류 중국인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제주와 일본을 잇는 항공편은 지난 7일 토요일 오후 제주에 도착한 도쿄발 티웨이 항공 PW242편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입국한 승객은 20명.

겨울철(12∼2월) 일본인 제주 관광이 비수기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셈이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 1월 제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모두 4천616명으로, 하루 평균 148.9명이 제주를 찾았다.

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 한일 양국의 갈등 관계가 이어지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제주-일본 직항노선 3개 노선이 차례로 중단됐다.

대한항공이 먼저 탑승률 저조로 인해 작년 11월부터 도쿄와 오사카를 오가는 직항편에 대해 운항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제주항공이 지난 1월 2일부로 제주-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티웨이 항공만이 제주-일본 도쿄, 오사카 노선 명맥을 이어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난 3월 1일자로 오사카 노선에 대해 운휴 조치했다.

그러나 또다시 한일 양국간 입국규제 강화 조치로 인해 마지막 남은 제주-도쿄 노선마저 끊긴 것이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작년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항공교통이 사실상 중단 상태였기 때문에 당장 실질적인 관광업계 파장은 크지 않겠지만, 심적인 충격은 매우 크다"며 "올해부터 일본 관광객 유치 증진을 위해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했는데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비단 일본 노선 중단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을 비롯한 대만·홍콩 등 중화권 노선은 지난 3월 1일자로 전면 중단됐다.

중국 춘추항공이 제주 불법체류 중국인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하루 1편씩 임시 운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10일이면 끊긴다.

또 동남아 직항 노선 역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제외한 태국 등 모든 노선이 임시 중단됐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노선의 경우 지난주부터 주 4회 운항에서 주 2회 감축운항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중국과 말레이시아 노선 역시 언제 끊길지 모른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