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신천지 총회본부 주변
▲ 24일 오후 1시 150여 점포가 모여있는 과천시 별양동 상점거리가 텅 비어 있다.

대구 신천지 교인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폐쇄한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와 주변 거리, 상가는 24일 적막만 흘렀다. 안양 2번째 확진자와 서울 서초구 확진자가 지난 16일 과천 총회본부를 방문하면서 감염확산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31번째 환자가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지면서 교단 내 전국 모든 교회의 예배를 잠정 중단하면서 폐쇄된 상태다.

24일 오전 11시 과천 별양동 이마트 과천점과 한 건물에 입점한 총회본부 9층 앞. 입구는 굳게 잠겼고 드나드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방역완료 후 폐쇄조치'라는 내용의 안내문만 붙어있다. 이마트 과천점은 23일 방역을 끝냈고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했지만 평소보다 한산했다. 찾는 손님도 라면 등 생필품을 위주로 물건을 사고 있었다.

이마트 과천점 관계자는 "신천지와 같은 건물을 쓰다보니 자칫 감염될까 불안해 찾지 않는 것 같다"며 "평소 고객이 하루 3300명에서 1500명으로 절반 넘게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신천지 총회본부 인근 상가 거리도 한산하긴 마찬가지. 현재 방역당국은 총회본부 신도 1만3000명에 대한 신상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이런 불안 요소로 이날 낮 12시 150여 점포가 모인 과천상점가는 손님이 드나드는 곳을 쉽게 찾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20년째 영업 중인 A음식점. 이 음식점은 냉면과 순두부찌개를 전문으로 한다. 박모(62) 사장은 밀려드는 손님에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간이지만 출입문만 바라보며 서 있었다. 직원 4명도 테이블에 걸터앉아 있었다. 13개 테이블이 있었지만 손님은 4명뿐이었다.

박 사장은 "20년 만에 겪는 최악의 위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 150명 이상씩 찾아오던 손님은 신천지 확진자 발생 소식 이후 발길을 끊었다. 그는 18일부터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박 사장은 많이 벌 땐 하루 130만원 이상을 벌어 한 달에 600만원 정도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매출이 2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는 "임대료 1000만원과 자재비, 인건비 등 고정지출은 1400만원 이상인데 상황이 지속하면 600만원도 채 못 번다"며 "오히려 400만원 이상 적자가 난다. 이대로 간다면 굶을 게 뻔하다"고 토로했다.

신천지 총회본부 바로 옆 상가는 더 심각했다. 본부에서 50m 앞에 있는 12평 남짓의 B죽집. 김모(37) 사장은 이번 달 임대료도 낼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했다. 2월3일부터 매출이 조금씩 줄더니 10일부터 일시 회복세로 돌아왔다. 그러다 매스컴에 신천지가 등장한 17일부터 손님이 확 줄면서 매출이 80%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뜸 '가게 매출표'를 보여줬다. 22만원이 찍혀 있었다. 김 사장은 "이곳에서 장사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지금 가장 힘들다"며 "속 타는 마음에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잠시 줄여달라고 부탁도 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과천시는 지역 상권 매출이 80% 정도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사진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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