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19가지 혁신사례 담아 발간
▲ 조동성 등 지음, 서울셀렉션, 196쪽, 1만6000원


국립 인천대학교가 3년 동안 추진해 온 혁신 사례집을 묶은 책 <대학이 혁신해야 나라가 산다>가 나왔다.
대학의 예산 배정 기준을 학생정원에서 수강생 수로 바꾼 것이나 기업과 기관에 과목 개설권을 준 것은 세계 대학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책에 담긴 19가지 혁신 사례 중 9개는 세계 최초, 8개는 국내 최초, 2개는 학내 최초로 진행한 프로젝트다. 세계 최초의 사례 가운데 과목 편성에서 기업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매트릭스 칼리지(Matrix College)나 인천대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그룹으로 변모시킬 집중연구중심대학(FRU, Focused Research University) 전략 같은 혁신 프로그램은 이미 세계의 다른 대학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을 전 세계로 파견하기 위한 국제교육사 자격제도 역시 세계 어느 대학도 시도해보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인천대는 혁신을 6개의 큰 카테고리로 나누었다. 주체의 혁신, 목적의 혁신, 가치관의 혁신, 접근방법(내용)의 혁신, 문화의 혁신, 상징의 혁신으로 나누어 각 카테고리에 혁신 과제를 선정했다.

'재미있는 국립인천대학교 혁신 이야기Ⅰ'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혁신의 업적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혁신을 추진하는 데 따른 문제점이나 부작용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리기도 하고, 실무진들의 '이유 있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실무진의 의견을 모아 해결점으로 수렴해나갔다.

이에 따라 갈등 해결과 문제 해결 과정이 세세하게 적혀 있다. 실제 사례를 선정하는 방식과 추진 절차, 여론 수렴 과정, 현장에서의 피드백 등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그래서 다른 대학이나 기관에서 이들 사례를 벤치마킹용으로 차용하기가 용이하다.

이 책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어느 한 두 사람이 주도적으로 집필한 게 아니라 인천대 직원 275명이 모두 참여했다는 것. 인천대의 모토인 '버텀업', 말 그대로 현장 직원들이 발로 뛰며 직접 적은 기록이다. 이들 모두가 바로 혁신의 원천 동력이다.

"'가죽을 벗긴다'는 뜻의 혁(革)과 '새로'라는 신(新)을 합친 단어 '혁신(革新)'은 '내 몸의 가죽을 벗기는 듯한 고통을 감수하고 새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혁신은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기존 업무에 새로운 업무가 더해지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혁신을 기피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혁신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혁신은 톱다운(Top down)이 아닌 버텀업(Bottom up) 즉, 집행부가 아닌 실무진이 주도하는 혁신입니다."('들어가며-가지않은 길을 가는 용기, 혁신' 조동성 총장)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