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마을·어르신 일자리 창출…두 토끼 잡다
▲ 클린하우스 지키며 인근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사진제공=동구

 

▲ 불법 광고물을 정리하는 실버 정비단의 모습. /사진제공=동구

 

▲ 불법 광고물을 정리하는 실버 정비단의 모습. /사진제공=동구


65세 이상 노인 길거리 다니며

쓰레기 줍고 불법 전단지 제거

클린하우스서 분리수거 도움

어르신 "정돈된 거리에 행복"



"동구의 쾌적한 환경,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도시를 깨끗이 정비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 동구는 지역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으로 2016년부터 환경정비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길거리를 다니며 도심 미관을 위해 쓰레기를 줍고, 전봇대에 붙어있는 불법 전단지를 제거한다. 이뿐 아니라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는 작업도 돕는다.

동구에는 총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환경정비사업단으로 활동한다. 이들이 지나간 곳에는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쾌적하다. 쓰레기 관련 민원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어르신들은 일자리 사업으로 삶의 활력을 찾았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내일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불법 광고물 제거로 아름다운 골목문화 만든다

기다란 전봇대에 '덕지 덕지' 붙어 있던 광고물들이 어느새 동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퇴폐적인 내용 등이 담긴 불법 전단물을 실버 정비단이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들 덕택에 골목과 학교 앞 거리에는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실버 정비단은 총 30명의 어르신들로 구성돼 있다. 어르신들은 5개 팀을 구성해 한 동네씩 맡는다. 3시간씩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불법 광고물과 현수막을 정비한다. 그렇게 한 달에 열흘 정도 일을 하고 27만원을 받는다.

이뿐 아니라 학교 주변 불법 광고물 추방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며 바람직한 광고 문화 조성에도 한몫하고 있다.

불법 광고물을 일일이 다 확인해서 제거할 수 없는 행정기관의 한계와 공백도 메워주고 있다. 이에 구는 올해부터 어르신들 인력을 배로 늘려 불법 광고물 정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구나 동구는 실버 정비단 운영 등으로 2018년 행정안전부가 전국 시·도 및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옥외광고물 업무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음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쾌적한 거리를 걸으며 행복해할 때 보람차다고 한다.

홍덕영(78)씨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거리를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이 일을 하다 보니 삶에 활력도 돋고, 돈도 벌 수 있어서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손자, 손녀들이 가끔 놀러 올 때 직접 번 돈으로 용돈을 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클린하우스 책임지는 실버 클린지킴이

인천 동구는 생활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수거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클린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청결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클린하우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관리하는 인력이 필요한데 행정기관이 맡아서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구는 효율적으로 클린하우스를 관리하기 위해 어르신 일자리와 연계해 클린하우스 지킴이를 구성했다.

총 70명의 만 65세 어르신들을 모집해 10개 팀으로 나눈 뒤 각 동에 설치된 클린하우스에 배치했다.
배치된 실버 클린하우스 지킴이들은 3시간 동안 그곳을 지키며 전담 관리한다.

주로 클린하우스 이용 안내와 분리수거 정리 등을 맡아서 한다.

주민들 대상으로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주민 홍보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깨끗한 마을 환경 조성과 동시에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사업이다"며 "앞으로도 이같이 지역과 어르신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