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큰맘 먹고 읍내에 있는 장에 구경 가려면 마을 입구에 있는 구멍가게나 마을회관에서 아침 일찍 마을버스를 기다려 타고 갔다가 마을버스 시간에 맞춰 저녁 늦게 마을로 돌아오는 오지 시골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80· 90년대 전원 드라마의 한 장면일 때가 있었다. 다소 목가적인 풍경 속의 이런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대중교통에서 소외된 채 불편함을 감수하고 생활해야만 했다.

이런 모습은 요즘엔 강원도, 경상도의 일부 오지 산촌지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풍경으로, 도시화된 수도권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풍경이 연출되는 대중교통 소외지역이 아직도 수도권에서 진행형이다. 도농복합 도시인 광주시만 하더라도 하루 버스운행 횟수 10회 이하의 대중교통 소외지역은 곤지암, 퇴촌, 남종, 남한산성 등 4개 읍·면에 14개 마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대중교통 소외지역을 해소키 위해 발벗고 나섰다. 민선 7기 광주시장 신동헌 시장의 공약사항인 천원택시가 그것이다. 신 시장의 공약에 따라 시는 지난해 용역을 시행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올해 초 '광주시 대중교통 소외지역 천원택시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공포했다. 시는 1억7600만원의 시비를 확보, 지난 17일 대중교통 소외지역인 4개읍 14개 마을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선정위원회를 열어 곤지암읍 장심리(444명 거주)와 남종면 삼성3리(78명 거주) 등 2개 마을을 시범 마을로 선정해 24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시행에 들어갔다.

천원택시 이용방법은 마을주민이 사전 지정된 전담 택시기사에게 호출해 지정된 거점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주민은 10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이용요금 차액에 대해서는 시가 지정한 해당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지원한다. 천원택시는 시범 마을에서 지정거점까지 7~8㎞ 거리이며, 이용자는 지정거점 이후 지역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만 한다. 실제로 곤지암읍 장심리의 경우는 마을에서 곤지암읍사무소, 곤지암터미널, 만선농협, 곤지암 시장 등이며, 남종면 삼성3리는 남종면사무소, 퇴촌농협, 퇴촌남종보건소 등 지정거점까지만 가능하다.

시는 대중교통 소외지역의 부족한 대중교통을 보완하기 위해 운행하는 지역특화 교통서비스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에 개인택시업자의 택시 2대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2개 마을에 택시 2대인 것이다. 따라서 실제 이용자 수와 횟수가 증가할 경우와 이용자가 중복될 경우 불편을 겪어야만 한다. 또 야간과 새벽에는 이용이 불가능한 허점도 지적된다.

지난 제272회 광주시의회(제2차 정례회) 도시환경위원회에서 현자섭 의원의 이용시간 지적에 대해 유재희 대중교통과장은 정해진 운행시간과 달리 마을대표자와 전담기사가 협의를 마친 시간대로 변경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다며 확정된 이용시간과 다른 불분명한 답을 해 여전히 과제를 남겨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시는 선정된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문제점을 보완해 하반기부터 신청마을 전체에 대해 확대 운행키로 했다.

어제 첫 시동을 건 천원택시 정책이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교통복지 혜택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시 예산 낭비 정책으로 남을지 시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김창우 경기동부취재본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