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말 이후 매매가격 26주 연속 올라
9월부터 서울시민 구매 가구수 평균치 상회
업계 "투자자본 유입, 시세와 상관관계 분명"
"12·16대책 등 규제 파급력 적은 탓" 분석도
▲ 인천 시내 아파트 전경. /인천일보 DB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인천으로 전입해 온 인구는 모두 3424명이다.

같은 해 1월 3626명보다 202명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월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어도 서울에서 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겨오는 인구 숫자는 적으면 2000명대 후반, 많으면 3000명대 후반까지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다.

반면, 서울 시민들이 인천에서 아파트를 산 실적 그래프는 인구 이동과는 조금 다르다.

지난 8월 이후 급격하게 상승 곡선이다.

특히 서울에서 넘어온 인천 전입 인구가 작년 1월보다 202명 적었던 지난 12월 서울 거주자 인천지역 아파트 매매는 총 993가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보였다.

1월 서울 거주자 인천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 597가구와 비교해 두 배에 이르는 실적이다.


▲인천 아파트 가격 오를 때, 서울 손들도 바빴다

최근 인천에서 매주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지점은 2019년 8월 말부터다.

그해 8월26일 전주보다 0.03% 아파트값이 오르며 부동산 반등에 접어든 인천은 현재까지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아파트 매매가가 오른 경우는 지역에서 드문 일로 꼽힌다.

서울 시민들이 인천지역 아파트를 사는 사례가 부쩍 오른 시기도 부동산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9월쯤이다.

2019년 4~8월만 하더라도 서울 시민들이 인천지역 아파트 구입하는 규모는 매달 400~500가구 정도였다.

하지만 9월에만 974가구로 뛰더니 10월 649가구, 11월 748가구, 12월 993가구까지 높아졌다. <표 참조>

지난 8월 이후 인천지역 8개 구 가운데 특정 지자체에서 아파트 가격 시세가 가파르게 뛰면 그 전 달이나 당월에 서울 거주자 구입이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한 예로 지난 12월 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전달보다 0.87% 올랐던 연수구를 놓고 보면, 서울 거주자의 해당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11월 112가구에서 12월 176가구로 57.14% 급증했다.

서울 거주자의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가 10월, 11월 각각 89가구, 78가구에 그치다가 12월 215가구로 부쩍 높아진 부평에서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1월 0.72%, 12월 0.59%, 1월 0.51% 등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수용성'에 묻혀 규제 풍선효과 저평가되고 있다"

지난 20일 정부가 12·16 대책을 내놓은 지 두 달여만에 또 다시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마련했다.

핵심은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편입시키는 등 요즘 집값이 많이 오른 경기 남부권을 대상으로 규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선 지금까지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아 12·16 대책 이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원, 용인, 성남 이른바 '수용성' 주택 가격 상승세보단 덜하지만 인천도 12·16 대책 이후 집값 상승세가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인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천 내 서울 인구 유입이 급격하게 오르지 않았는데도,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서울 거주자 인천 아파트 구매가 늘고 있다. 서울 사람들이 인천에 집을 많이 사서 지역 부동산에 영향을 줬는지, 아니면 인천 집값이 올라 서울 투자자들이 뛰어드는지는 더 알아봐야 할 문제다. 확실한 건, 서울 투자 자본과 지역 부동산 가격 변화엔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다는 부분"이라며 "인천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에서 아직 규제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는데 이젠 이를 지자체별로 뜯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