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검여 유희강 선생 유물
공간 부족으로 놓쳐 비판 세례
예산 확보 후 영종도 시설 실사
뮤지엄파크 설치 전까지 활용
제2의 검여사태를 막기 위한 인천시 임시 수장고 설치가 본격화된다.

인천시는 이달 중 임시 수장고 설치에 관한 행정절차에 돌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인천의 문화자산을 수집·보존할 공간 부족으로 인한 타 시·도로의 유출 방지 및 미술작품 등의 기증 활성화를 위해 임시 수장고를 운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시에 따르면 올해 임시 수장고 운영 예산은 3억4400만원이 확정됐다. 시는 임시 수장고 후보지로 중구 영종도의 한 수장 시설에 대한 실사를 마쳤고, 조만간 임차를 위한 위원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임시 수장시설은 약 165~330㎡(50~100평)의 시설로 미술관 작품 수장에 알맞은 보안, 항온·항습, 미술작품용 조명시설 등을 비롯해 소장품 이동에 안전한 이동로 및 출입시설을 갖춰야 한다.

인천은 지난해 5월 한국을 대표하는 인천 출신 서예가 검여(劍如) 유희강 선생의 작품 400점, 습작 600점 등 1000점과 생전에 사용했던 벼루·붓 등을 놓쳤다. 검여의 유족들이 지난 2010년부터 시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지만 시가 '수장 공간 부족' 문제로 거절했기 때문이다. 기다리다 지친 검여 유족들이 어쩔 수 없이 검여가 나온 성균관대에 유물 일체를 기증했다.

현재 인천에는 6곳 1583㎡에 4만3293점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지만 수장 공간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
이에 시는 미추홀구에 세워질 인천뮤지엄파크 신규 수장고를 설치하기 전까지 불가피하게 임시 수장고를 운영한다.

시는 임시 수장고 확충을 통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기증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시 임시 수장고 운영 예산에는 작품 기증 포상금 2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서상호 시 문화예술과장은 "시 임시 수장고는 뮤지엄파크 수장고가 조성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며 "임시 수장고 설치로 기증품이 많아지면 포상금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 때 더욱 늘려 인천이 문화예술의 중심 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