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날씨에 방심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한파에 추위가 더 크게 느껴진다. 날씨가 추울수록 주택 화재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인천에서 최근 10년간의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55.6%가 주거 시설에서 발생했다. 이는 주택화재가 인명피해에 매우 취약하며 초기 대응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게 화재가 난 장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요즘 주택에는 디지털 도어록이 폭넓게 보급되었고, 손쉽게 열리게 되어있어 출입에 매우 편리하다.
그러나 치매노인이나 정신지체장애인 등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도어록에 내부에서 열쇠로만 열 수 있는 전용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사례가 현장에서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여기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에 직면한다. 갑자기 발생한 화재 등 긴급 상황에서 출입문에 설치된 도어록을 열지 못해 대피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구 관내 화재에서 내 집 문임에도 불구하고 패닉 등으로 도어록을 열지 못해 창문으로 위험한 탈출을 감행하거나 사망한 가슴 아픈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위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집 도어록의 간단한 작동요령을 숙지하고 있어야겠다.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할 때 화재 대비시험 및 전기충격시험 등 여러 시험을 거쳐 검증된 KS·KC 등 성능 인증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 도어록 시장이 커짐에 따라 종류도 다양해졌는데 디지털 도어록마다 개폐 방법이 다르므로 우리집 도어록의 제품설명서 등을 반드시 확인해 정확한 개폐 작동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안팎 잠금용 『치매전용 잠금장치』를 설치한 가정에서는 피난약자가 홀로 내부에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비상열쇠를 관리사무소나 가까운 이웃에 맡겨 유사시에 대비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소중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안전장치가 유사시 탈출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소방관의 신속한 진입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집에서 화재가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피다. 평소 비상 대피로를 알아두는 것, 비상시 현관문 개폐법을 숙지하는 것은 가정의 안전을 확보하는 시작이고 기본일 것이다.
그리고 관계 제조사에서는 긴급 상황에서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특히 피난약자를 고려한 피난장치를 개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문원 인천서부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