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540피코그램이던 토양실증시험서 3.7피코그램으로…유럽 놀이터 기준치보다 낮아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에 오염된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토양에 열을 가하는 방식이 사전 정화 시험에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다이옥신 농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1만 피코그램(1조분의 1g)이 넘었던 다이옥신 농도는 0.9~9.7피코그램까지 낮아졌다. 유럽 유아용 놀이터에 적용되는 기준인 100피코그램에도 한참 못 미친다. 캠프마켓 오염 정화 효과를 입증한 측정 수치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인천일보가 단독 입수한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의 '캠프마켓 실증시험(파일럿 테스트) 결과'를 보면 9개 시료에서 247~1만1468피코그램이었던 다이옥신 농도는 0.9~9.7피코그램으로 낮아졌다. 실증시험 전 평균 농도 5540피코그램에서 3.7피코그램으로 0.07% 수준까지 다이옥신 수치가 대폭 떨어진 것이다. 애초 정화 목표치는 유럽에서 유아용 놀이터 흙에 적용하는 '100피코그램 미만'이었다.

분석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이옥신 농도가 1만1468피코그램으로 가장 높았던 5번 시료는 정화를 거쳐 2.0피코그램까지 농도가 감소했다. 5447피코그램이었던 1번 시료는 이번 실증시험에서 정화 후 최저 수치인 0.9피코그램으로 떨어졌다. 이달 초 '캠프마켓 민관협의회'도 실증시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증시험은 지난해 11월6일부터 12월31일까지 8주에 걸쳐 진행됐다. 고농도 다이옥신 오염이 확인된 토양 100t을 대상으로 '열 탈착(IPTD)' 정화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 공법은 토양에 열을 가해 오염물질을 분리시키는 방식이다.

정화 작업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즉시 반환'을 발표한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 가운데 북측 부지(10만9961㎡)에서 벌어지고 있다. 부영공원 북쪽으로, 캠프마켓 군수품재활용센터(DRMO)가 있던 자리다.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산하 합동위원회가 지난 2017년 10월 발표한 환경부 현장조사 결과를 보면, 이 구역의 33개 조사 지점 가운데 7개 토양 시료에서 다이옥신이 1000피코그램 넘게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농도는 1만347피코그램이었다.

실증시험이 마무리된 다이옥신 오염 토양 정화 작업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착수돼 2022년 9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화시설과 안전보호시설 설치에 앞서 이달부터는 정화 구역에서 일부 건축물·시설물이 철거된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