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기지 이전 반대 … 사업수정 불가피
박남춘 인천시장 핵심 공약인 제2경인선 건설과 인천 2호선 연장이 경기도 광명시와의 차량기지 '악연'에 휩싸였다.

제2경인선 전제 조건인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광명시가 반대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2호선 연장선 차량기지도 광명에 설치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지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차량기지를 추후 협의 과제로 미뤄놓고 있다.

감사원은 18일 공개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피해 지역인 광명시 주민 대표가 협의회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로 국토교통부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번 감사는 차량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광명시민 5360명의 국민감사청구로 촉발됐다.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국토부가 9368억원을 들여 서울 구로구에 있는 경인선 차량기지를 광명 노온사동으로 옮기려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 중인데, 광명시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지역 단절과 환경 피해를 이유로 지난해 광명시는 국토부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고, 시민 대책위원회까지 꾸려졌다.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제2경인선과도 얽혀 있다.

제2경인선은 차량기지 이전과 연계해 광명부터 서창2지구·도림사거리·인천논현·신연수를 거쳐 청학역까지 18.5㎞의 철길을 놓는 사업이다.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8월부터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벌어지고 있지만, 첫 단추인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틀어지면 제2경인선 계획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인천시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신청 노선으로 올린 2호선 독산 연장선도 광명과의 차량기지 문제가 얽혀 있다.

2호선 연장 사업은 인천대공원역부터 시흥·광명을 거쳐 서울 1호선 독산역까지 14.7㎞를 연결한다.

독산·광명·매화 등 3개 노선을 검토한 끝에 지난해 경제성이 가장 높은 독산 연장으로 결정됐지만, 차량기지는 광명에 두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하지만 2호선 차량기지도 광명시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호선 차량기지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예정지와 불과 1㎞ 거리다.

인천시 철도과 관계자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국토부 사업이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2호선 차량기지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이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