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 확진자 2월 정점 찍고 하향곡선 … 4월 종료 예상 속
현재 중국 의료시스템 붕괴로 사태 안정되지 않는 한 위험요소 산재

국내에서 사흘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지 않는 등 감염병 확산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료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에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중국 리스크'에 따라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관련기사 2·4·7·8·18·19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종료된다고 하면) 확진자가 뜨문뜨문 나오면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마무리되는 순서로 진행될 것인데, 매우 빠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에 사태가 종료될 수 있다고 본다"며 "운이 없으면 8~9월까지 유행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2003년 발병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코로나19보다 유행 증가폭이 작았는데도 10개월 정도 진행됐었다"고 설명했다.

임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소 4월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건은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위생·열대병 연구소(LSHTM)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이 이달 중순이나 하순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도 코로나19가 2월 중하순에 꼭짓점을 찍은 뒤 한동안 평행선을 그리다가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돼야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들어온 감염병이기 때문에 중국이 안정되지 않는 한 코로나19 사태는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중국 의료 시스템은 붕괴된 상태다. 중국 사태 안정화를 간단한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광래 인천시의사회 회장도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다고 해서 국내에서 중단된 중국 항공편을 다시 운영한다면 코로나19가 또다시 전파될 수 있다"며 "중국 내 모든 사태가 끝나야 국내 상황도 종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엄중식 교수는 "결국 국내 코로나19 사태 조기 종식은 '중국 리스크'에 달려 있다"며 "우한시 외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도 감염병 발생 건수가 확실히 줄어들고 있는지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주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기준 중국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만4653명, 사망자는 1113명이라고 발표했다.

/박범준·정회진·이아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