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송도11공구 줄다리기로 25조 투자 지연 … 중국공장만 챙기기
셀트리온이 지난해 25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인천 송도 3공장 건립이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4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우한 공장이 기공식을 앞둔 사이, 인천시와 셀트리온 측은 송도 11공구 부지 협의를 두고 줄다리기를 진행 중이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5월30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발표한 '인천 바이오헬스밸리' 계획에 따라 송도와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잇는 '바이오·의료(B-MeC) 벨트' 민선7기 공약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발표 2주 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제시한 '비전 2030' 계획과 발맞춰 구체화됐다.

당시 서 회장은 인천시청에서 박 시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5조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에 20만ℓ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3공장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시가 준비해오던 바이오 하드웨어 조성 계획, 바이오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이 '셀트리온 비전 2030'과 만나 퍼즐 맞춰지듯 큰 그림으로 완성됐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이후 9개월간 신규 공장 건립 과정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아직 3공장 위치도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 유치 업무를 도맡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셀트리온에서 구체적인 3공장 건립 계획을 내놓은 바가 없다"며 "셀트리온이 계획을 제시한 이후에야 부지 문제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셀트리온 측은 공장 부지 문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13일 서 회장은 원부자재 국산화 관련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박 시장님이 땅을 빨리빨리 (제공)해서 많은 이들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사이 셀트리온은 다음 계획으로 내놓은 해외 공장 설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셀트리온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12만ℓ급의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립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중국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 우한 공장 설비 투자에만 5년간 600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다소 연기될 수 있으나 올해 상반기 안에 우한 공장 착공식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