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영주차장이 된 옛 인천 부윤관사 터.


최근 인천시립박물관은 각종 자료와 문헌을 뒤지며 '부윤 관사'의 흔적을 쫓았다. 부윤(府尹)은 지금의 시장(市長)이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일제강점기에 현재의 중구청(일본영사관, 인천부청) 자리에 목조 단층의 부윤 관사가 있었다. 이 관사는 1937년 인천부회 회의실로 활용하기 위한 별관을 신축하면서 철거된다.

그렇다면 관사를 어디로 옮긴 것일까. 잠시 '추적'은 오리무중이었다. "맥아더 동상 뒷편 공영주차장이 옛 관사가 있던 자리." 일전에 재능대 손장원 교수가 지나는 말로 했던 것이 단서가 되었다.

시립박물관 소장 1945년 미군 제작 인천지도와 인천문화재단의 인천문화유산센터 제공 1940년대 전후 인천지도 등이 그의 말을 입증했다.

송학동 1가 1-2번지 부유지(府有地)에 대지 443㎡, 건평 251㎡ 규모의 관사가 새로 들어섰다. 광복 후 이 주택은 시장 관사로 계속 사용되었는데 1946년 3월7일 새벽에 화마에 휩싸인다. 인천소방서와 미군소방서에서 출동했으나 때마침 인천 수도가 단수 중이어서 두 시간만에 전소되었다. 당시 임홍재 시장의 가족은 세간살이 하나 건지지 못하고 잠옷 바람에 겨우 탈출했던 상황을 '대중일보'가 보도한다.

이 대목에서 요즘 입에 오르는 '신흥동 관사'가 등장한다. 화재 이후 관사를 1938년 경 신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흥동 19-7 주택으로 이전한다. 1946년 3월 이후부터 1966년 11월까지 인천시 시장 관사로 사용했다.

불에 타버린 송학동 관사 터는 어떻게 되었을까. 롤러스케이트장이 들어서 한동안 청소년들의 '핫한' 장소가 되었고 그 전 한동안 나대지로 있을 때는 학생들의 결투 장소였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일본인 부윤은 고르고 골랐던 자신들의 관사 터가 훗날 학생들의 맞장뜨는 장소로, 청춘남녀의 롤러장으로 그리고 주차장으로 사용되리라는 것을 꿈엔들 상상이라도 했을까.

/인천시립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