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하루에 119원씩 한 달을 모으면 얼마나 될까. 금액은 3570원 가량이다. 커피 한 잔에 해당하는 값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작은 정성이 모여 커다란 '기적'을 만든다. 지난해 8월 인천소방본부 소속 공무원의 제안으로 전국에서 처음 벌어진 '119원의 기적' 캠페인이 눈길을 모은다. 화재 현장에서 안타까운 상황을 접한 소방 공무원들의 자발적 나눔으로 시작됐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화재로 인해 재산·인명 피해를 당한 이웃이나 구조·구급 활동 중 발견된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된다.

모금액이 점차 늘어나면, 어린이 화상환자나 화재 이후 심리적 불안감을 겪는 이웃을 위한 심리상담과 함께 화재 취약 복지시설 등의 지원도 가능하다. 지원은 소방 공무원이 대상을 추천하면, 인천소방본부와 협의를 맺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이젠 수천명이 캠페인에 동참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인천의 소방공무원 17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가 하면, 의용소방대원이나 소방 관련 업체 관계자들도 가입을 서두른다. 얼마 전엔 인천시의회 의원 37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119원의 기적'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 커졌으면 싶다. 하루 119원씩 모아 화재 피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면,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이다. 최근 이 캠페인을 통해 장애인 시설 강화우리마을이 처음으로 화재 피해 복구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마을은 지난해 10월 전기 누전으로 화재 피해를 당한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인천공동모금회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캠페인 동참을 확대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움츠러드는 요즘, '119원의 기적' 캠페인은 우리 사회에 활기와 희망을 안겨주는 듯하다. 월 3570원은 아주 적은 액수 같지만, 인천시민 100만명이 캠페인에 동참할 경우 한 달에 35억원 이상의 큰 성금이 모인다. 하루 119원의 나눔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적과 같은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하찮게 보여도 모이고 쌓이면 '큰 산'을 이룬다. 더 많은 시민의 참여는 물론 이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