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질병의 근원을 스트레스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스트레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피할 수 없는 건강의 적이 되고 있다.

의사들은 현대 질병의 80%가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으며, 미국인의 25%가 스트레스 때문에 심각한 심리적·생리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증가하며 뼈·근육에 혈액이 모이게 하면서 경보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몸의 급작스런 변화는 사람에게 위험을 막아내고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해준다.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에 따라 겪게 되는 스트레스는 대개 잠시 후 위험한 상황이 종결되면서 자연히 사라진다. 우리가 건강에 해가 된다고 하는 스트레스란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문제는 사람에게 장기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감당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인의 장기적 스트레스는 암·심장병·위장장애·면역체계 약화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다행히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인지 방법, 운동 프로그램 및 다양한 이완 방법 같은 스트레스 해소법들을 발달시켜 왔다.

몇몇 연구는 적극적인 음악 감상이나 음악 활동이 고질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해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젤리슨은 1975년 배경음악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상태에서 긴장을 이완시키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트라튼과 잘라노브스키는 1984년 다섯 가지 다른 종류의 음악을 녹음한 것과 음악 없이 긴장 이완을 가져오는 것을 비교 실험한 결과 음악이 긴장 이완에 도움이 됨을 증명했다. 이같이 여러 연구에서 음악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호흡·맥박·심박을 조절하며 신진대사나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음악은 멜로디·화성·리듬·음색·세기·형식 등의 복잡한 요소들로 구성된다. 표현되는 양상은 노래하거나 악기를 통한 연주 혹은 작곡이나 감상처럼 다양하다. 다른 예술과는 달리 시간의 흐름 속에서만 존재하는 음악의 특성이 현재의 시점에서 곧 전개될 음악을 기대하게 함으로써 즐거움을 더해 간다. 궁극에는 '아름다움' 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미적 반응까지 이끌어내면서 역동적인 변화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또 음악은 심리적으로 사람의 기분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회적 견지에서 음악은 상징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서 사람의 삶 양식을 반영하고 개인과 집단의 표현·소통에 사용되고 있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음악은 개인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수준을 달리하며 치료로서(music as therapy) 혹은 치료에서(music in therapy) 사용된다. '치료로서의 음악'은 음악이 치료의 일차적인 중개자로서의 치료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감당한 경우고, '치료에서의 음악'은 치료 전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음악이 어떤 역할을 감당한 경우로 구분된다.

따라서 다양한 음악적 경험, 즉 감상·악기연주·노래부르기·노래만들기 같은 활동은 문제 중심적인 적극적인 대처와 정서 중심적인 소극적 대처를 모두 포함하는 효과적인 스트레스 대처 전략으로서 스트레스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윤정 음악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