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센터·작은도서관협의회장 등 맡아
노숙자 자활돕기·어르신 도시락 배달도


"목회가 각각의 지교회들만 대상으로 한다고 보지 않고 우리가 사는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봅니다."
나눔과 섬김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갈릴리교회 최원경(52) 목사는 이를 한마디로 'Social Ministry' 즉 '사회적 목회'라고 요약했다.

문화운동가, 갈릴리교회 담임목사, 갈릴리지역아동센터 대표, 군포시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 등 명함이 말해주듯 그에겐 모두가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사역이 돼버렸다. 물론 '목회자'라는 직분의 카테고리 안에서 진행되는 일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교회 공동체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최 목사는 군포지역에서 지역아동센터연합회를 발족시키고 6년간 회장을 지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군포지구협의회 초대회장에 이어 지난해까지 군포시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으로 8년간 봉사해 왔다.

"이렇게 네트워킹에 힘쓴 이유도 기관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힘을 합쳐 이루고자 하는 목회적인 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마을 사업까지도 그 뿌리는 목회적인 지향점에 있다.

실제 최 목사는 각종 봉사활동은 기본이고 지역아동센터와 작은도서관을 운영해 왔다. 어르신 도시락배달과 사랑의 반찬나누기 등도 그의 역할이다. 지역사회에 밀착된 활동으로 발전하고 성장해 갈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쳐날 정도다. 특히 그는 문화를 통해 목회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문화운동가임을 자처했다.

최 목사는 '교회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있어야 한다'는 독일의 본회퍼라는 천재 신학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 있으면서 지역사회의 관심과 현실에 무관심하다면 그것은 교회의 존재 이유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는 마땅히 지역공동체의 필요에 응답하는 존재로 서 있어야 한다. 20년간의 목회는 지역사회에 녹아들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었다"며 지역공동체 활동의 의미와 역할을 강조했다.

군부대와 농촌교회, 재활원 등에서 공연 위주의 선교단 활동을 했던 최 목사는 부목사 시절에도 음악으로 지역문화 선교 목회를 할 생각이었다.

이후 2000년 군포시 금산로 18-1 지금의 갈릴리교회가 자리한 지역에 들어왔다가 이곳이 저소득층 밀집 주거지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행한 프로그램은 모두 사회사업의 영역에 속해 있다.

노숙자들에게 방을 구해주고 직장까지 알선해 자활을 시도했던 프로그램이나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운영,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도시락배달이나 사랑의 반찬나누기, 사랑의 집수리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공부보다 책을 읽혀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은도서관도 열었다. 2013년부터 7년간 봄·가을로 '윌로우인문아카데미'를 운영했고, 지역에서 꽤 이름있는 인문학교실이 됐다. '작은도서관버드나무에부는바람'은 경기간에서 인증한 평생학습마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운영 성과는 아이들의 변화된 삶으로 나타났다. 센터를 졸업한 아이 중에는 명문대학에 진학한 경우도 많다. 엄마가 가출하고 무기력한 아빠와 지적장애 오빠를 돌보는 가장 노릇을 해야 했던 초등학생이 공부방을 이용하면서 미래를 바꾼 경우도 있다. 이 아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센터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얼마 전에 독립했다.

교회 옆 골목(금산로22번길)에 그림책을 테마로 그림책마을 조성을 꿈꾸는 최 목사는 마을을 살리면서 '신망을 되찾는 보석 같은 교회, 마을에 선물과 같은 교회'가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교회인 탓에 여러 기관과 사역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재정적 적자는 최대 걸림돌이다. 최 목사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인건비는 자원봉사로 대체하고 시설이나 월세 등의 운영비는 자부담을 조건으로 보조금을 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원경 목사는 "우리 동네 아이들은 우리가 키운다는 마음으로, 우리 동네 어르신들은 우리가 돌본다는 마음으로 우리 동네 작은 기관들에 후원하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