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투표 연령을 현행 만19세에서 만18세로 하향 조정하는 것도 포함됐다.

서울시교육청 등에선 고등학교 3학년인 청소년 유권자에게 법적 투표권이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참정권 교육이 시급하다고 보고 교사 참정권 확대의 필요성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의선거교육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교육단체 등에선 학교에서 모의선거교육이 진행되면 정치편향과 교실 정치화가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보수 단체 등에선 모의선거교육을 중단하고 교실의 정치중립성을 확보하라고 서울시교육청에 촉구했다.

그럼에도 여론은 선거법이 개정된 만큼 학교현장의 중립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는 반응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미 미국·일본·영국·캐나다·독일·스웨덴·핀란드·덴마크 등 많은 나라에서 모의선거를 실시한다. 미국은 학생 투표 교육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중·고교에서 100% 모의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물론 아직까지 청소년 참정권에 있어 다양한 시행착오와 이견이 상충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 입법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바로 백년대계인 교육의 주체를 학생으로 세워야 한다는 시대정신이다. 더 이상 학생을 훈육과 가르침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피교육자에서 주체적 교육자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확 바꿔야 한다.

이른바 미래교육 4.0시대가 도래했다. 작금 새로운 교육거버넌스가 요구되고 있다.
즉 정부중심의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지방교육 분권과 마을교육 자치권을 확립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모두를 위한 교육'이자 '미래를 위한 교육'의 출발선이다.

이제 낡고 비정상적인 입시체제 위주의 경쟁중심 교육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상위 20%를 위한 줄 세우기 교육방식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우리 교육의 원형을 '인문학적 사고와 철학적 감수성을 통한 인간 존엄 가치가 우선되고 모든 학생들의 삶이 존중되는 교육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안에서 생태적 감성과 공동체적 감성이 넘쳐나고 배움의 즐거움과 학생의 능동적 역할이 정립돼야 한다.

최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020 5대 주요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꿈을 실현하는 혁신미래교육, 신뢰받는 안심교육, 자치와 협력의 소통교육, 모두를 책임지는 교육복지, 현장중심의 교육행정이다.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됨이 없이 평등하고 공정한 교육여건을 만드는 게 바로 우리 인천교육의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이라는 방향설정이다. 미래 교육의 진정성은 우리 학생을 '정치적·사회적 능력을 함양한 세계시민으로 우뚝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지훈 인천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