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유흥업소들이 경찰의 성매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단속 경찰관 신상과 차량 번호를 입수해 은밀하게 공유하거나 업소 주변에서 망을 보며 단속에 대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맞서 경찰은 불법성이 심한 곳을 위주로 '핀셋 단속'을 펼치며 성매매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

3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1911명, 2018년 1252명, 지난해 1118명 등 최근 3년간 성매매사범 4281명을 적발했다. 하루 평균 3.9명이 성매매를 하거나 알선한 혐의로 경찰 단속망에 포착된 셈이다.

경찰은 지난해 오피스텔 30여채를 빌려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20여억원을 챙긴 일당을 일망타진한 데 이어, 유명 성매매 사이트 '카카오밤'을 운영하며 인천·부천 업소들을 홍보하고 그 대가로 수억원을 챙긴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한 바 있다.

특히 경찰과 업소·연예인 간 유착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같은 해 2월25일부터 3개월간 지역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벌여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 46곳을 적발했다.

그러나 경찰은 성매매 단속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특정 업소의 성매매 현장을 단속하면 주변 업소 관계자들에게 단속 경찰관이 노출돼 단속에 대응할 여지를 남기게 된다. 심지어 업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경찰관 얼굴을 캡처해 업소들끼리 공유하는 사례도 있다.

경찰관이 잠복할 것을 예상해 업소 주변 주정차 승합차를 대상으로 차량 내부를 확인하는가 하면, 아예 유흥가 초입에 감시꾼을 세워 놓고 망을 보게 하는 업소들도 많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단속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단속 공백을 틈 타 성매매가 창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헌 인천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업소들이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어 차량 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매매가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