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 허점 드러나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 직원 4명이 외화 264억원 상당의 밀반출 범행에 '상주직원 전용 출입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실패한 항공보안' 민낯이 드러났다.

인천지방검찰청이 지난 28일 외화 1733억원 밀반출 조직 검거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직원들이 상주직원 전용 출입구로 외화를 운반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면세점 직원들은 2019년 4~12월 170여회에 걸쳐 외화 밀반출을 시도했으나 상주직원 전용 보안검색대를 무사 통과했다.

출국장과 연결된 상주직원 전용 출입구는 보안구역으로 공항종사자들로 출입이 제한된다.

면세점 직원들은 별도로 제작한 복대에 1회 1억~2억원씩 넣고, 상주직원 전용 출입구를 수시로 출입하면서 264억원에 달하는 외화를 운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 방역에 비상이 걸린 와중에 면세점 직원들의 외화 밀반출 범행까지 터져 허술한 항공보안으로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됐다.

특히 복수의 대기업 면세점은 직원들이 외화 밀반출 범행 적발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인천공항공사와 인천본부세관에 알리지 않아 의도적 '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에서 발주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8개 사업권 입찰을 앞두고 '사업자 평가(운영분야)'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인천공항공사 항공보안실은 긴급회의를 갖고 제1·2터미널의 모든 상주직원 출입구에 대한 촉수검사 확대, 의심자 정밀검사 등 보안검색 강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면세점 직원들의 외화 밀반출 범행 사실 및 구체적 범행 수법을 확인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상주직원들에 대한 항공보안 교육도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에 적발된 1733억원 상당의 외화는 일본·중국·태국·베트남·필리핀·홍콩 등 6개 국가로 밀반출됐다. 대부분 카지노 환치기 자금과 밀수금괴 구입자금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