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1명만 외부인 통제
열화상감지기도 보이지 않아
확진여부 확인도 불가능
29일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와 유증상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국가격리시설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 주변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인천시내에서 출발해 인천대교를 건너 센터에 도착하기까지 40여분이 소요됐다. 3873㎡ 규모의 지상 4층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착용한 경비원 1명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열화상감지기는 보이지 않았다. 로비 쪽을 바라보니 '질병관리본부'라고 적힌 상자들만 한가득 쌓여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평소에는 청소·경비 인력을 포함해 최소 5~6명 정도만 건물에 상주하고 있다"며 "국가격리시설이어서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전날 격리자가 발생하면서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 선별진료소도 설치했다. 실제 센터는 격리자가 발생했을 때에만 검역소 직원들이 돌아가며 센터에서 근무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센터는 2011년 국비 66억여원을 들여 지어졌다. 당시 보건당국은 준공식을 갖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남서쪽 1㎞ 부근에 위치해 공항에서 접근이 쉽고, 검사실과 의료지원 시스템까지 갖춘 최상급 국가격리시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센터 기능은 쇠퇴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만 해도 감염병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83명이 격리 생활을 했지만, 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선 의사환자(의심환자) 자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 탓에 우한 폐렴 확진자 3명이 연이어 발생한 설 연휴 기간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내부에는 검사실과 병원체 연구시설도 있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우한 폐렴 확진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특히 센터에 의료 기능이 없다 보니 조사대상 유증사자나 의심환자를 격리할 수 없다는 게 센터의 주장이다.
김상희 인천공항검역소장은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는 의료기관이 아니다"라며 "우한 폐렴 확진 여부를 판정하는 기능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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