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곤란해 명함 배부만
지역 행사들 줄줄이 취소
정치 신인 홍보 어려워져
일부 후보 기회로 삼기도

'우한 폐렴' 사태가 인천 총선판을 뒤덮는 분위기다. 특히 바이러스 전파 우려로 유권자 접촉이 극히 제한된 탓에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에겐 '통곡의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9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 4명이 연이어 나오면서 4·15 총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선거 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현상이 확인되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피하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지근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해야 하는 예비후보들로선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우한 폐렴 사태로 지역 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예비후보들의 발걸음은 더욱 고단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용(연수갑) 예비후보 측은 "우한 폐렴 문제를 고려해 악수를 하지 않고 명함만 돌리고 있다"며 "유치원 학예발표회와 노인일자리 통합교육 등이 잇따라 취소돼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의당 김응호(부평을) 예비후보도 "시민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하거나 적극 다가가 악수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성만(부평갑) 예비후보는 "우한 폐렴 문제로 내달 초 개최하려 했던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쪽에선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참신한 정치 신인들이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릴 기회가 크게 줄면서 자연스레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큰 힘 들이지 않고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불합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쓴소리를 던지며 이름 알리기에 나선 예비후보들도 눈에 띈다.

한국당 배준영(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예비후보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영종국제도시 등 중구 일원을 우선관리지역으로 선포하고 방역 대응 예산 208억원을 신속하게 배정해 감염병 차단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범준·정회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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