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고려백자 도요지 시굴조사.여주 독립운동가 고택 원형복원
양주 '명성왕후 피난처' 매입 등 200여개 사업에 306억 투입
경기도가 도내 문화재 보존·발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도내 문화재 보조·발굴 사업 예산 306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210억원 대비 45% 수준인 100억여원 늘어난 금액이다.

국비 70%와 도비 15%, 시·군비 15%로 확보한 문화재 보존 발굴 예산은 용인 서리 고려백자 도요지(가마터)와 여주 보통리 고택 보수공사, 양주 매곡리 고택 매입사업 등 200여개 사업에 투입한다.

23억원을 책정한 용인 서리 고려백자 도요지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가마터로 지난 1989년 3차례 발굴을 거치며 고려백자 발생과 변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이다. 그러나 국가지정문화재 등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추가 발굴 없이 보존을 위해 복토한 상태다.

용인시는 지난 2015년 구체적 보존방안 및 학술·교육·문화관광 자원으로서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문화재 보존구역을 4264㎡에서 1만4000여㎡으로 확대 지정했다.

이후 토지매입 비용 확보에 나서 올해까지 약 60%를 매입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가마터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작업장과 건조장, 흙 및 땔감보관소 등 건축물을 확인하는 시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시굴 조사는 정밀발굴조사에 앞서 토양층과 유물, 유구 양상 등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조사 성격을 띤다.

여주시 대신면에 위치한 보통리 고택은 올해 15억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실시한다.

보통리 고택은 독립운동가인 청사 조성환 선생(1875-1948)의 창녕 조씨 일가가 대대로 살아오던 곳이다. 조성환 선생은 지난 1912년 일본 총리 대신 가쓰라 다로의 암살(桂太郞)을 시도한 후 중국 만주 일대에서 무장투쟁을 이끌었다. 또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하고 군무부장직을 수행하며 광복군 창설에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채와 안채 등 2588㎡ 규모의 보통리 고택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 선생의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집안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시는 지난 2018년 13억원을 들여 보통리 고택을 매입한 후 역사문화관광 유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담장과 기와, 기반 등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원형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여주시는 보수공사 완료 후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비추는 역사문화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명성황후가 피난처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양주 매곡리 고택은 11억원을 들여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직접 관리에 나선다.

매곡리 고택은 그간 상주하는 사람이 없어 문화재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양주시는 향후 시굴 조사 및 종합계획 수립을 통해 고택 보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 및 발굴 사업은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라며 "올해는 전년 대비 많은 예산을 확보해 각종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만큼, 향후에도 더 많은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