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가 백령도에 건설될 소규모 공항이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의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공항 예정지 이전과 대체 서식지 마련 등 대책을 요구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새와 생명의터, 한스 자이델 재단은 27일 성명을 내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백령공항 예정지를 생태 부하가 적은 지역으로 이전·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2017년부터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솔개 간척지 25만4000㎡ 터에 백령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백령공항 건설 사업은 길이 1.2㎞, 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계류장·관제탑 등을 갖추고 5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민·군 겸용 소형 공항으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백령공항이 들어설 지역에 황새와 검은머리물떼새, 저어새, 두루미, 흰고리수리 등 수많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18일과 19일 현장 조사 결과 검은목두루미, 말똥가리, 황조롱이, 큰기러기, 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88종의 새가 확인됐다.

단체는 "철새 서식지 및 이동 통로인 현재의 백령공항 위치는 버드 스크라이크 위험이 매우 크다"며 "새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인간의 편리와 안전을 도모하고 동식물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공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항 건설로 인해 사라질 새들의 서식지를 대체할 습지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