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노동문학관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노동문학관 건립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세훈(사진) 한국작가회의 소속 시인이자 인천민예총 이사장은 "노동문학관 부지를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두 필지를 매입해 최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하며 건립의 첫 단추를 꿰었다"고 27일 밝혔다.

정 시인은 노동문학관 건립일정에 대해 "현재 건립 부지 주변의 타 지번들과 경계를 확실하게 구분 짓기 위한 경계 측량 실측까지 마치고 측량성과도를 받았다. 설계도면이 나오면 전시자료 등을 구비해 수일 안에 충청남도에 설립계획승인신청을 할 것"이라며 "노동문학관 건물 건축과 실내 전시 작업 그리고 충청남도에 사립문학관 등록을 마치기까지 건립의 과정이 까마득하게 남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오는 6월 말까지 건립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시인은 노동문학관 건립을 위해 자신이 살던 집을 줄여 기금을 내놨으며, 한국작가회의, 한국민예총 등 민중예술단체들이 후원에 나섰다.

원로 문인 구중서 평론가, 민영 시인, 신경림 시인, 염무웅 평론가, 현기영 소설가 등이 상임고문으로, 맹문재 시인, 박일환 시인, 배인석 화가, 서정홍 시인, 임성용 시인, 조기조 시인, 조성웅 시인 등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문단과 예술계 안팎에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문학관에 전시될 자료는 임화, 김기진, 권환, 박영희, 윤기정 등 일제 강점기 카프문학의 대표주자를 비롯,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의 출간된 노동문학 관련 개인 작품집, 그리고 잡지 등이 망라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시인은 문학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관련 자료 기탁과 건립기금 후원에 대한 동참을 당부했다.

노동문학은 노동자들의 삶과 현실에 초점을 둔 문학이다. 일제 강점기 1920~1930년대에 카프로 대두되었다가 남북분단으로 맥이 잠시 끊어졌다.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 단계로 접어든 1970년대부터 다시 활발해져 1970년대에는 유신 시절 민주화운동과 민중운동에 투신한 지식인들이 주로 활동했다.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 박영근,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정세훈, 안재성, 서정홍 등 노동현장 출신 시인이 뛰어들면서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구로공단과 가리봉동, 인천 부평공단, 울산공단 등은 1970~19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상징, 노동 운동지의 중심으로 통한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