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오프 소문 등 위기감 '고조'

정치 신인들과 달리 현역 국회의원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서둘지 않는게 보통이지만 이번 4·15총선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총신 민심 향방을 가늠할 명절 설(24~27일)이 빠르게 있는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컷 오프' 소문에 전략공천 계획까지 겹쳤고, 야권은 통합 여부 등 대외적 환경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경기도내 총선 예비후보 중 현역 국회의원은 10명으로, 지역구는 9곳에 달한다.

안양동안구을은 이재정(민주당·비례) 의원과 추혜선(정의당·비례) 의원이 지난 16일 등록하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도내 현역 의원중 가장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한 의원은 의왕과천의 신창현(민주당) 의원이다. 신 의원은 지난달 17일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13명의 예비후보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안상수(한국당) 전 국회의원이 도전하고, 김성제(무소속) 전 의왕시장, 신계용(한국당) 전 과천시장이 도전하는 등 후보들 경쟁력이 높은 측면도 있어 현역 의원으로써는 위기감이 생겼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수의 예비후보를 내놓고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이 지역구는 1명만 나올 정도다.부천지역의 경우 원혜영(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천오정구를 제외하고 원미구갑 김경협(민주당) 의원과 원미구을 설훈(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소사구 김상희(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등록하는 등 현역 의원이 모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천지역정가 관계자는 "부천은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인데 현재 원미구갑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미구을과 소사구는 다른 경쟁후보들이 쟁쟁하다는 평이 있다"며 "이같은 심리가 반영돼 경선을 앞두고 경선모드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부천원미구갑의 경우 김경협 의원의 대항마가 민주당내에서 뚜렷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수원시갑 이찬열(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1일, 안양동안구갑 이석현(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용인시병 정춘숙(민주당·비례) 의원이 지난 17일, 광주시갑 소병훈(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등록했다.


이처럼 이번 현역 의원의 빠른 예비후보 등록은 본격적인 총선활동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정치 신인들과 같은 경쟁 라인에 섰다는 점은 이번 총선에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역 의원보다 인지도 등이 떨어져 유권자들에 자신을 알리고 접촉면을 넓혀야 하는 '정치 신인'들은 합법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다퉈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예비후보로 등록할 경우 선거사무소를 열 수 있고,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등의 가장 낮은 단계의 선거운동이 가능하고 예비후보자가 어깨띠를 두르거나 표지물을 착용할 수 있고,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예비후보자 홍보물 발송 등을 할 수 있다.

반면 현역의 경우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각종 지역 행사에 참석하더라 취지에 맞는 말만 해야하고 출마와 관련된 일체의 언급이나 암시를 해서도 안되는 등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국회의원의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 현역 의원은 굳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국회의원 자격으로 각종 행사장 등에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예비후보 제도 취지가 현역 의원보다 인지도 등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면서 "현역들이 설 명절 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역구를 보면 위기감이 크거나, 비례 의원이 지역구 안착을 위한 포석이다. 가장 빨리 등록한 지역구일수록 위기감이 더 크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