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인천 강화 교동도에 평화·통일 교육기관인 '평화학교'가 설립된다.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 한 접경지역 교동도에 세워지는 평화학교는 인천지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공존·번영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또한 통일 관련 전시실, 토론장 등 참여공간과 함께 참가자들을 위한 숙박시설도 마련된다. '인천 평화학교'가 설립되면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들이 힘을 모아 세운 국내 최초의 통일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평화학교 구상은 교동도 난정초등학교가 지난해 3월 폐교되면서 시작됐다. 인천시 교육청은 폐교 부지를 통일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뒤, 지난해 말 인천시에 공동 추진을 제안했다.

올해 초 실무협의에 들어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실현 가능한 방안을 두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평화·통일운동을 활발하게 펼쳐온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하나둘 동참하고 있다.

교동도 평화학교 설립 구상의 중심에는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김의중 목사가 있다. 강화 출신인 김 목사는 지난 1977년부터 계양구 작전동에서 노동자를 위한 목회활동과 통일운동에 매진해 왔다. 노동운동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도시산업선교회 이사장을 맡아 노동자의 등불 역할을 자임했고, 중국 복지후원회, 평양 배나무 농장 건설, 나무심기 운동 등도 꾸준히 펼쳐왔다.

지난 2018년 4월, 40년간의 목회활동을 마치고 은퇴한 뒤에는 사재를 털어 강화도 외포리에 100평 규모의 '평화의 집'을 짓고 있다. 오는 5월께 문을 여는 이곳에는 전시관, 교육장, 작은 숙박공간을 마련해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취임 이후 평화통일 교육을 강조하는 시 교육청의 활동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2018년 12월에는 남북평화재단과 인천시교육청 간 업무협약 체결을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시 교육청의 '평화학교' 설립 계획을 접한 김 목사는 이를 인천시에 전달해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천 평화학교' 건립 사업은 이제 첫발을 뗐다. 이를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수많은 과제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접경지역 인천에서 시와 교육청이 손잡고 평화교육 시설을 세우는 사업은 각별한 의미를 띠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주도권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인다는 민망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시와 교육청, 시민사회는 평화학교 건립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갈등과 반목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정찬흥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