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검역 과정서 발견돼 격리치료 … 지역사회 노출 가능성은 적어
▲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해 환자가 입원한 인천의 한 의료시설 응급실 앞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중국 국적의 여성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국내에서 중국발 신종 감염병 '우한 폐렴'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자 검역 과정에서 발견된 확진자는 공항에서 30여㎞ 떨어진 인천 공공의료기관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19면

보건당국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감염병 확산 가능성 조기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 여성(35)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돼 우한 폐렴으로 불린다.

우한시에 거주하는 이 여성은 국내 입국 하루 전인 18일 발열과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있어 같은 날 우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감기 처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검역소 검역 과정에서 발열 등 증상을 보여 '조사 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시행해 이날 오전 확진자로 확정·발표했다.

본부 관계자는 "환자가 바이러스 근원지로 알려진 우한시 전통시장을 방문했거나 다른 확진자 또는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바이러스가 조기 발견돼 지역사회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환자가 검역 단계에서 확인돼 지역사회에 노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환자와 동행한 사람은 5명으로 아직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우한시 보건당국도 제한된 범위, 특히 가족 간 전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사람 간 전파는 가능하다고 보지만 전염력의 크기 등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부는 국내 첫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유관기관, 지자체, 의료계와 감염병 대응을 위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혜경 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감염병 대책반을 이달 3일부터 운영해 왔는데 확진 환자가 발생해 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며 "감염병 전파·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선 우한 폐렴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확진 환자는 200명을 넘어섰고 환자 가운데 3명이 숨을 거뒀다.

/박범준·김웅기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