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생 전 후보 "규정 위반 … 결과 불복" vs 강인덕 회장 "비신사적 행위"
양측 대립 첨예해 소송전 초읽기 … 대한체육회 결론 22일쯤 통보 전망

"상대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번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했으므로, 결과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이규생 전 후보)

"문제가 있었다면 그 당시에 바로 조치를 취했어야지 선거가 끝나고 나서 이러는 건 신사답지 못하다."(강인덕 회장)

최근 인천시체육회장 선거에서 6표 차로 낙선한 이규생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강인덕 회장 당선의 유·무효를 둘러싸고 향후 양측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규생 전 후보측은 지난 13일 강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중 '선거인을 호별로 방문하거나 특정 장소에 모이게 할 수 없다'(제32조 금지행위 등)는 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인천시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0일 강 당선인쪽에서 개최한 출정식에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선거인단)가 10명 이상 참가했다는 주장이다.

이규생 전 후보측은 출정식 당일 선거운동 현수막 아래에서 강인덕 회장(당시 후보)과 참가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사진 속 참가자들 중엔 선거인단이 상당수 섞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 회장쪽 관계자는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했는데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아 출정식을 개최했다"며 억울해했다.

강 회장 역시 "모든 것은 실무자가 준비했기 때문에 나는 그 자리에 선거인단이 왔는지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운동 보장 차원에서 '출정식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선거운동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이뤄지면 안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출정식에 선거인단이 참석한 것은 규정 위반이 맞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회장 역시 본인이 오랫동안 인천 체육계에 몸담았던 인물이고, 함께 사진까지 찍었으면서 선거인단 여러 명이 출정식에 왔는지 몰랐었다는 해명은 석연찮다.

특히, 이규생 전 후보측은 강 회장측이 선거운동 기간 중인 5일 오후 국일정공에서 종목 회장단, 국장, 군·구 회장단 등 선거인단 대상 모임을 공지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알고 제지하자 시간을 늦춰 인천의 한 음식점에서 기어이 모임을 개최했다고 주장한다.

이 전 후보측은 이와 관련한 증빙자료 등을 20일 오전 선거관리위원회에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다.

반면 강 회장측은 "모임을 가지려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말려 모임을 갖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식당 관계자는 "(강 회장이 대표로 있는)국일정공 관계자가 5일 전화로 예약했고, 저녁시간에 20여명이 식당에 와 식사를 한 뒤 마감시간 전에 떠났다"고 밝혀, 관련 모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렇듯 양쪽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든 소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규생 전 후보측은 "규정 위반이 명맥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 무효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법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강 회장측 역시 원하는 결론이 나지않으면 소송으로 맞대응 할 수밖에 없다.

인천시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추가 증빙 자료를 받으면 대한체육회 공정선거지원단에 바로 전달하겠다. 늦어도 22일까지는 그쪽에서 결론을 내려 우리에게 통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도 즉시 입장을 결정해 발표하겠다. 다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우리가 결론내기 어려우면 검찰이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