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돌주먹, 세계 무대로 뻗는다

초교 3학년 때 복싱 입문 '일취월장'
국가대표 쟁취 … "올림픽 금메달 꿈"



또래 친구와 확연히 달랐다. 힘에서도, 속도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주먹이 매서웠다. 재능이 남달랐다. 이때부터 친구들은 그를 의정부의 '강철 주먹, 돌주먹'이라고 불렀다. 이런 인재를 주변에서 가만둘 리 없었다.

전승현(효자고 2학년·-60㎏급·사진)군은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복싱 장갑을 꼈다. 한국 복싱을 책임질 제2의 메이웨더, 골로프킨, 파퀴아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타고난 재능과 훈련이 맞물리자 그의 실력은 나날이 늘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여러 대회를 휩쓸었다. 친구, 가족, 선생님은 경기 때마다 '전승현'을 외쳤다. 그의 복싱에 모두 매료됐다.

전승현군의 복싱 실력은 효자고에 입학하면서 더 빛이 나기 시작했다.

2018년엔 주니어 국가대표로 뽑혔다. 지난해엔 제49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준우승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1·2차 선발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복서의 생명이다"라며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훈련과 학교생활 모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현군은 실제로 오전 수업만 받고 훈련에 임하는 복싱부 학생과 달리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는다. 이후 늦은 시간에 복싱 훈련에 참여한다.

그런 그에게도 좌절의 순간은 있었다.

전 군은 애초 100회 전국체전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경기 전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전략도 아쉬웠다. 결국 지난해 10월 경남체고 김현서 선수에게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전승현군은 이를 갈았다. 뼈를 깎는 수준의 고된 훈련을 견뎠다.

그리고 한 달 뒤 충북 충주에서 열린 청소년국가대표(Youth) 선발전에서 김현서 선수와 다시 맞붙었다. 그는 접전 끝에 판정승을 거두며 청소년 국가대표가 됐다.

의정부 복싱의 자존심인 그의 꿈은 이제 세계 무대로 향한다.

전승현군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를 잘 보완해 우선 아시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다음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또 성인 국가대표로 성장해 세계선수권 대회 챔피언도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