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가 담은 여성 이미지 전시
▲ 김녕만의 '전북 고창'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J

신화 속 여신, 모성의 근원인 어머니, 예술가의 뮤즈, 은막의 스타 … . 예술 작품 속에서 여성의 이미지는 다양하게 구현된다.

서양미술에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던 여성의 이미지를 20세기 이후 국내외 사진작가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성남 아트스페이스J를 찾아보자.

지난 7일부터 2월27일까지 국내외 유명사진작가 23명이 참여한 전시 '나는 그녀를 찍었다'가 열린다.
시대를 달리하며 예술이 표현해온 다양한 여성의 이미지에는 그 사회의 도덕적 가치와 지향성, 그리고 그것을 그려낸 작가의 미적 가치와 감정 표현 등 다양한 요소들이 담겨있다.

김녕만 작가는 머리에 한 가득 이고 있는 짐도 모자라서 토종 닭 한 마리를 어깨 위로 걸쳐 메고 신작로를 따라 장에 나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찍었다. 알렉산더 로드첸코는 오십이 넘어 뒤늦게 배운 문자를 통해 신세계를 발견한 듯 돋보기를 들고 신문읽기에 몰두하는 노모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6주 전, 패션잡지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선 비운의 스타 마를린 먼로(버트 스턴)의 사진과 단아한 고전적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70년대 한국 은막의 스타들(김한용)의 사진도 자리한다.

20세기 최고 여류 무용가인 마사 그레이엄의 우아한 춤 동작 속에서 숭고의 표정을 읽어낸 바바라 모건과 히잡을 두른 무표정한 중동 여인의 이미지를 통해 중동 여성들의 자아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시린 네샤트의 인상적인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