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자료 인천시로 넘어와...근대 건축물 기록화 탄력
▲ 인천시가 최근 국방부로부터 인수한 캠프마켓 건축물 설계도면. /사진제공=인천시의회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건축물 설계도면 실물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이 세워진 뒤로 80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캠프마켓 세부 자료가 국방부 캐비닛에 잠들어 있다가 마침내 인천시로 넘어온 것이다. 캠프마켓 출입문 열쇠까지 확보한 시는 근대 건축물 기록화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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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인천시의회와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인천시는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으로부터 캠프마켓 건축물 자료와 열쇠함을 인수했다.

시가 넘겨받은 자료는 캠프마켓 건축물 총괄 목록과 설계도면 27부, 이력카드 74부로 확인됐다. 이들 자료에는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에 해당되는 22만3017㎡ 면적의 부지에 세워진 건축물 기록이 담겨 있다. 부영공원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나뉜 이 부지에는 건축물 43동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캠프마켓 내부 건물에 대한 조사는 그동안 육안이나 사진 등에 의존해왔다. 광복 이후 미군 주둔으로 출입이 제한되며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고증하는 작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캠프마켓에는 1939년 일제가 한강 이남 최대 군수공장으로 불린 조병창을 지었을 당시 건축물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제동원과 수탈의 현장을 80년 만에 마주하게 된 것이다.

시는 캠프마켓 건축물을 총 136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 시가 국방부로부터 인수한 건축물 자료는 1단계 반환구역 43동의 기록물이다. 2단계 구역 21만6983㎡ 부지의 건축물 93동에 대한 자료는 올 8월 주한미군 제빵공장이 옮겨진 이후 확보될 전망이다.

1단계 구역 북측 부지의 토양오염 정화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자료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 보존 과정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옥신과 중금속, 유류 오염이 확인된 1단계 북측 부지(10만9961㎡) 시범 정화 작업은 다음달 초 마무리된다. 본격 정화 단계에선 건축물 일부가 철거된다. 정화 구역에만 건축물 20동이 남아 있다.

시는 이번에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1억5000만원을 들여 캠프마켓 건축물 기록화 용역을 추진한다. 용역에서 설계도면 분석 등을 통해 건축물 보존·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다. 김기문 시 도시균형계획국장은 "문화재청과도 협의해 건축물 가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