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를 위한 제2쇄빙연구선의 건조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한다. 제2쇄빙선 건조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내달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다. 정부는 2050년까지 한국이 '세계 7대 극지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 아래 남·북극 연구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나서있다. 인천은 그간 '국가 극지연구 거점'으로 자리잡아 있다.

이미 2006년 송도국제도시에 국책연구원인 극지연구소가 문을 열었고 2009년에는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인천항을 모항으로 연구활동에 들어갔다. 그런데 부산시는 오직 정치적 입김에 기대어 극지연구 거점 도시의 지위나 제2쇄빙선의 모항을 가져가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쇄빙연구선을 확충해 극지연구 분야를 확대하고 북극 항로 전담 개척을 위한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다. 쇄빙연구선의 확충은 2006년 인천에서 문을 연 극지연구소의 숙원사업이다. 한국 최초의 쇄빙선인 '아라온호'는 인천을 모항으로 11년째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연간 300일 이상 연구 운항을 계속해 왔다. 내년 말에는 송도국제도시에 극지연구 실용화 협력센터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느닷없이 '극지연구 허브도시 선점'을 시정 목표로 채택해 국책연구사업의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극지타운 조성 방안 및 타당성 조사'라는 자체 연구용역까지 벌였다. 이제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되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도 부산으로 옮겨와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제2쇄빙연구선이 건조되면 부산항이 모항이 돼야 한다며 전용부두 조성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달 말에는 부산시장이 동행하는 학생탐험대를 남극으로 보낸다고 한다.

이 무슨 낯뜨거운 모습들인가.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애향심이 겨우 이 정도 수준인가 하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인천시장까지 남극탐험에 나선다면 국제적인 촌극이 될 것이다. 누가 무어라 하든 제2쇄빙선의 모항도 마땅히 인천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