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장애학생 교육 요람 … '특수학교' 편견에 이전도 힘들어
지난 35년간 장애학생들의 교육의 요람으로 자리 잡은 하남지역 특수학교인 성광학교가 신도시 개발로 존폐 위기에 몰려 주의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부의 3기 신도시 토지이용구상(안)에 학교부지가 포함된 탓인데,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부족한 보상금과 장애학교라는 편견 때문에 하남지역으로의 이전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15일 하남시와 성광학교 등에 따르면 1985년 개교한 성광학교는 하남지역 유일의 장애인 교육기관으로 유치원 과정부터 직업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성광학교 전교생은 128명이며 교원 수는 94명이다.

하지만 성광학교가 속한 부지가 지난해 10월 국토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택지지구에 포함, 존폐 위기에 몰리면서 장애학생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사립학교인 성광학교는 이전 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는 데다 신도시 내에 대토를 제안하더라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토지보상비와 감가 상각된 건물보상비만으로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학교부지 매입은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성광학교 학부모와 교직원 등은 '성광학교 존치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하남시, 하남시의회 등에 여러 차례 공문서를 제출하는 등 민원을 제기했지만 묵묵부답인 상태다.

한 학부모는 "2017년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 개교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장애학생의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던 사례와 같이 특수학교가 들어서기 위해선 주민들의 반대와 편견이라는 또 다른 장애물이 있다"며 "만약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130여명의 재학생은 물론 앞으로 교육을 받고자 하는 많은 장애학생들이 갈 곳을 잃게 된다"고 토로했다.

강성삼 하남시의원은 "시의회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돼 성광학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며 "시의회 차원에서도 성광학교가 존치돼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택지지구 지정만 됐을 뿐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오지 않아 검토단계는 아니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관계기관들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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