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예타 결과 2월쯤...부산, 연구소 이전 줄기차게 요구

극지연구소 숙원사업인 제2쇄빙연구선 건조 여부가 이르면 다음달 결정된다.

인천을 모항으로 삼은 국내 최초 쇄빙선 '아라온호'도 최근 남극 원양어선 구조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인천의 '국가 극지연구 거점' 지위에는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극지연구소 이전과 제2쇄빙선 모항 유치에 나서고 있는 부산시의 공격적 행보가 계속되면서다. ▶관련기사 3면

극지연구소는 제2쇄빙연구선 건조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달 말 발표된다고 15일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2050년까지 '세계 7대 극지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 아래 제2쇄빙선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얼음을 깨는 능력을 강화해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북극항로 운항을 통해 극지 진출 교두보로 삼으려는 것이다. 예타 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진행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예타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제2쇄빙선 건조는 극지연구소의 숙원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 쇄빙선인 '아라온호'는 극지연구소가 자리잡은 인천을 모항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09년 건조돼 올해로 취항 11년째를 맞았다.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연간 300일 이상 운항하는 아라온호는 지난 14일 남극해에서 조업하다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한 원양어선 구조에 나서기도 했다.

쇄빙선이 극지에서 미답의 길을 개척하고 있지만, 인천의 모항 지위는 위협받고 있다. '극지허브도시 선점'을 정책 목표로 내세운 부산시는 지난해 6월 아라온호 취항 10주년을 기념하는 부산시민 환영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진석 부산시 해양수산물류국장은 "제2쇄빙선 건조가 추진되면 모항을 부산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수부가 지난 2018년 12월 향후 30년의 극지정책 방향을 제시한 '2050 극지비전'도 북극협력주간 행사가 개최된 부산에서 선포됐다. 부산시는 극지연구소 이전도 줄기차게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김세헌 인천시 해양기획팀장은 "내년 말 송도국제도시에 극지연구 실용화 협력센터가 건립되는 등 극지연구 중심지로서의 인천 위상은 확고하다"며 "다음달 극지연구 관련 토론회를 통해 중장기 비전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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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군침' 부산, 거세진 이전 요구 부산시는 지난해 '극지타운 조성 방안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벌였다. 용역은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부산에 옮겨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맡았다.부산시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극지타운' 조성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건의하는 동시에 국비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제2쇄빙연구선 전용부두 조성도 준비 중이다. '극지허브도시 선점'이라는 정책 목표로 벌어지는 이들 사업에는 수년째 계속되는 부산시의 '극지연구소 흔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