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버스 차고지 건립 반발
교통난·사고위험 가중 우려
시 "신고대상이라 관여 불가"
▲ 수원시의 한 마을에 버스 차고지 건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당 마을 주민들이 좁은 진입로로 인한 교통 혼잡과 아이들의 통학길 위협 등을 내세우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마을 진입로와 버스차고지 예정부지.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40가구가 모여 있는 수원시의 한 조용한 마을에 버스 차고지 건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이들이 걸어서 통학하는 좁은 마을 진입로에 버스가 지난다는 것은 아이들을 위험에 내모는 처사라며 건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4일 수원시와 마을주민 등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해 5월부터 수원 이목동 일대 1300㎡ 부지에 마을버스 차고지 건립 절차를 밟고 있다.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A업체는 기존 차고지가 포화상태여서 이목동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목동 차고지에 버스 4~6대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주변 여건상 차고지가 들어오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버스 차고지라는 교통, 환경 등 생활과 밀접한 사항을 주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수원시도 성토하고 있다.
이 업체가 수원시에 차고지 건립 적절성 여부를 문의하고 땅을 매입한 시기는 지난해 5월이다. 주민들은 이로부터 6개월이 지난 11월쯤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차고지가 들어서면 교통 혼잡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 마을 주 진입로는 1곳이다. 도로 폭은 2.3m로 승용차 1대만 지나갈 정도로 좁다. 승용차가 교행이라도 하려면 보행자의 안전사고가 늘 뒤따른다. 한 주민은 "아이들이 뛰놀고 등교하는 곳에 버스 차고지가 들어서면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커 불안하다"며 "가뜩이나 출퇴근길 교통 혼잡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은 "시 관계자가 현장을 확인했더라면 차고지가 들어올 수 없는 환경임을 뻔히 알 수 있다"며 "주민들은 차고지 건립을 막기 위해 집단행동도 불사할 각오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시에 버스 차고지 반대 탄원서 100건 이상을 낸 상태다.

하지만 수원시와 A업체는 차고지 건립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 관계자는 "차고지는 신고대상이어서 시가 관여할 방법이 없다"며 "추후 불법 사항 등이 있는지 확인하겠다. 주민과 협의해 안전과 교통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A업체 관계자는 "현 차고지는 포화상태다. 새로운 차고지가 필요하다"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취소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