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형병원 모두 도입

사람의 의술과 로봇 팔이 하나가 돼 병을 고치는 '로봇수술'이 정밀의료의 한 축으로 인천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다. 지역 내 '빅3' 대형병원이 모두 수술용 로봇을 도입하면서 인천 의료계에 로봇수술 '트로이카' 시대가 열렸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로봇수술은 전문의가 로봇 팔을 조종해 수술하는 방식으로, 좁은 공간에서 사람보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조직을 절제할 수 있다.

인천에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일찌감치 로봇수술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성모병원은 2012년 인천·경기 서부권역에 처음 '다빈치' 로봇을 도입해 전립선암과 신장암, 방광암 등 비뇨기암뿐 아니라 폐암과 위암, 부인암 등 다양한 영역의 암 수술을 성공해왔다.

로봇수술이 인천에 연착륙하는데 가장 큰 활약을 펼쳤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의 수술 건수는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성모병원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해 로봇수술 경험이 풍부한 최고의 의료진을 차례로 영입하며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이동환 로봇수술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은 "지난해는 로봇수술센터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며 "수술 건수는 물론 다른 병원에서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최고난도 로봇수술을 연이어 성공하며 로봇수술의 맹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인하대병원은 2018년 12월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하며 뒤늦게 로봇수술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약 1년간 로봇수술 326건 성공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병원은 로봇수술을 진행한 다음 재수술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수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사가 수술용 로봇을 조종하기 위해선 로봇 제조사를 통해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인하대병원은 훈련 강도를 더 높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조종법을 숙달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도 지난해 말 로봇수술기기를 구입하고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길병원은 2016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의료 현장에 도입한 경험이 있어 로봇수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란 관측도 나온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