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경부선 34→60회로 확대
병점발 서울 급행 오히려 폐지
가산디지털역 부터 모두 정차
도민 출퇴근 시간 길어져 분통
도, 코레일에 노선 개선 공문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 편의를 위한다는 전철 1호선 급행 운행 횟수 증가가 되레 경기도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1호선 급행전철이 서울시 구간 대부분 역에 정차하면서 경기도민들은 이동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의 서울시민 편의 중심의 운행 횟수 늘리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경기도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서울역과 천안을 오가는 경부선 급행전철 운행 횟수를 평일 기준 34회에서 60회로 26회 확대했다.

그러나 정작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일부 서울시민과 경기도내에서 출퇴근하는 도민 등은 이동 시간이 오히려 늘었다. 국토부가 노선을 개편하면서 병점역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급행전철을 없앴기 때문이다.

서울역에서 수원역으로 출퇴근하는 김모씨는 "급행노선이 개편되면서 35분정도 걸리던 출퇴근길이 60분에 가깝게 늘어났다"며 "열차시간이 안 맞는 것은 둘째치고, 서울구간 정차역이 늘어난 상황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항의했다.

수원역에서 광화문역으로 출퇴근하는 유모(59)씨는 "기존 급행열차가 청량리까지 연장돼 환승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 것은 좋지만, 가산디지털단지역부터 전부 멈추기 때문에 실제 시간은 오히려 늘어난 것 같다"고 호소했다.

평일 기준 상행 3회, 하행 3회 등 총 6회를 운행하던 '병점행'·'병점발' 급행전철은 서울관내 구간 중 서울역과 용산역, 금천구청역 등 3개 역에서만 정차해 이용객의 빠른 이동 편의를 보장했다.

이 구간 급행전철 운행 폐지로 서울관내 11개 역을 정차하는 불편이 잇따랐고 약 20여분이 더 걸리는 급행노선을 '울며겨자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민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자 코레일은 지난 8일부터 병점역발-서울역행 상행 급행노선을 임시로 편성해 출근시간대에 투입했지만, 서울역발-병점행 하행 급행노선은 여전히 운행하지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급행노선 개편으로 병점역-서울역 구간 급행노선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20여분 더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노선이 개편되면 어떤 사람은 혜택을 보고 어떤 사람은 손해를 본다. 병점터에서 서울역으로 빨리 오더라도 이용객의 75%가 다시 환승해야 하는 상황이라 (병점역 급행 이용객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호선 열차 경기도 지역 운행구간에서도 도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역에서 급행으로 환승을 기다리던 박모(45)씨는 "급행이 정차하지 않는 화서역에서 천안역으로 출퇴근하는데, 화서에서 수원으로 오는 길이 길어졌다"며 "급행은 많아졌지만, 화서에 정차하는 열차는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 불편이 커지자 경기도는 지난 8일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이런 문제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도 관계자는 "급행노선을 늘린 후 오히려 피해를 봤다는 경기도민들의 민원이 여러차례 접수됐다"며 "경기도로서는 노선운영에 관여할 수 없어 국토부를 통해 코레일에 급행노선을 개선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중래·최인규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