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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 5-2. 서울 사대주의 <하> 우리도 우리것 지키고 키워야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 5-2. 서울 사대주의 <하> 우리도 우리것 지키고 키워야
  • 김원진
  • 승인 2020.01.13 00:05
  • 수정 2020.01.12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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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 일자리로 젊은층에 '제2고향' 열어줘야

서울·경기 거주자 최다 출근 지역인 중구·부평지역 대기업·산업단지 등 대부분 고급 일터·유망직 포진된 곳
이미 서울 정착한 기성세대 유입보다비싼집값 등 터전 잡기 어려운 젊은층인천만의 역량 키워 흡수방안 마련을

 

▲ (사진설명 위쪽부터)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 신국제여객터미널 전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주안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제공=인천시

 

 

 

서울시민 중에서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직장은 어느 지역에 가장 많을까. 바로 답하자면 인천 중구다. 수도권교통본부가 발간한 '2018년도 수도권 여객 기·종점통행량(O/D) 현행화 공동사업 최종보고서'를 보면 2017년 기준 1일 평균 '서울→인천' 출근 이동 8만5159건 가운데 23.8%인 2만275건은 인천 중구로 향했다. 중구에 대표 일자리 시설이라고 하면 공항과 항만 그리고 이에 파생된 굵직굵직한 기업들이다. 서울시민이자 인천 직장인들은 비교적 낮은 인천 거주 진입 장벽에도 매일 먼 길을 감수하며 공항, 항만 등 고급 일자리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서울, 경기 출근객 보면 힌트가 보인다
인천 중구에 이어 서울시민들이 출근을 위해 많이 찾는 지역은 부평구(19%, 1만6156건)다. 한국지엠과 같은 대기업에 더해 부평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부평구 갈산동 하나아파트나 동남아파트, 태화아파트까지 '대우자동차 아파트'라고 불릴 정도로 기업 주변에 한국지엠 노동자가 많이 살았지만 점차 소득 상승으로 서울이나 송도·청라국제도시로 이주했다"며 "정확한 수치를 내기는 힘들겠지만, 인천 대기업이나 유망기업 직장인 가운데 서울 사는 사례는 흔하다"고 전했다.

경기도민들이 인천으로 출근하는 일평균 15만8388건에서 25.3%인 3만9994건은 역시 부평구로 간다. 부평구가 쥐고 있는 제조업 일자리가 서울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기 인구 유입을 이끌고 있다. 이어 22%인 3만4854건은 인천 남동구로 남동국가산업단지가 강력한 경기 인구 흡입원으로 분석된다.
서울, 경기 인구가 사랑하는 인천 일자리 현황을 종합하면 '공항', '항만', '대기업', '산업단지'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지역경제실 윤희택 부장은 "자녀를 키우고 노후를 준비하는 서울, 경기 기성 세대들 거주지를 인천으로 유입시키기는 쉽지 않다. 현재 좋은 일자리가 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에 서울과 경기 출퇴근 버스가 가득한 것만 봐도 그렇지 않느냐"며 "인천은 젊은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인천 경제계는 지역이 자랑하는 산업 키워드를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로 사회생활에 진입하는 20~30대를 끌어들이고, 인천시와 지자체는 맞춤형 주거 정책과 문화 정책으로 이들 생활 터전이 인천이 될 수 있게 기반을 다져야 한다. 그러면 결국 제2의 고향이 인천이라는 얘기가 더 많이 들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인천, 이제는 뭉치자
서울과 경기에서, 더 넓혀 전국 각지에서 바라보는 인천은 어떤 모습일까? '마계인천','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에 간다)이라는 선입견도 적지 않다.

지난 7일 만난 조승헌 인천연구원 경제학박사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인천의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바로 자리를 잡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는 집값도 크게 비싸지 않았고 일자리를 찾는 일도 힘들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바로 서울로 들어가기 어렵지 않느냐. 그래서 이제는 인천이나 경기를 거쳐 서울로 가는 방법을 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계적으로 보면 그러한 상황에 있으니 조금 더 힘든 일을 하고 술도 더 마시고 싶어 한다. 이런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많이 모여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다 보니 확률적으로 안 좋은 범죄와 지표들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인천의 구조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조 박사는 "인천은 사회적 약자들이 와서 쉬는 곳이고 힘을 충전해서 그들이 꿈꾸는 서울로 돌아가는 아주 독특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서울과 경기는 인천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특히 서울이 양질의 노동력을 쓸 수 있는 것은 인천이 이들을 보듬고 먹여주고 힘을 주었기 때문에 (서울이) 양질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수도권에서 인천은 대단히 고유한 기능, 위대한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을 따라가기보다 인천만의 역량을 키우고 힘을 합하려는 노력이 결국, 인천의 경쟁력이 될 거라고도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인천이 서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서울이 100층짜리 건물을 짓는다고 인천도 100층짜리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말하지 말자. 인천에는 '인천의 길'이 있고 '인천의 방식'이 있다"며 "서울이 쇠고기를 먹고 우리는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투덜대지 말고 어떻게 하면 돼지고기로 쇠고기 이상의 맛을 낼 수 있는지 고민하자는 거다"고 제안했다.

이어 "경쟁제를 통해 경제 만족도를 높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어차피 제로썸 게임(Zero-Sum·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의 합계가 0이 되는 게임)이다. 이제는 비 경쟁제를 통한 효용이 있어야 한다"며 "가족끼리 정겹게 밥을 먹거나 서로 사랑하는 것들은 경쟁을 안 해도 된다. 우리는 너무 경쟁에 꽂혀있다. 중요한 부분은 그 요리법을 혼자만 갖지 말고 공유하고 나눠야 한다는 데 있다. 함께 오손도손 잘 살다 보면 결국 뜻이 모이고 지역 공동체가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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