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SF소설·드라마 쓰기 교육부터
스토리로 영화 만들고 캐릭터 구현도
이름처럼 창작물로 독자와 소통하고파
단편작품 뽑아 읽는 '미래상상자판기'
글 기반 추리게임 '미스터리박스' 운영
▲ 소울크로싱 작품들.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경기상상캠퍼스 입주 그루버 소울크로싱, 대표 권요원(왼쪽) 작가와 임동일 작가가 미소 짓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책 속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책을 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스토리지만 책 속 세상 풍경을 이따금 상상하곤 한다.

   세상에 던져진 단서로 무궁무진한 상상을 펼치는 팀 '소울 크로싱'은 종이 지면에 담긴 책 속 세상을 3D 현실 세계로 가져온다. 지역민들과 함께 '창작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은 '소울 크로싱'을 6일 찾았다.

 


#WHAT 소울 크로싱은?

소울 크로싱은 스토리 창작을 기반으로 문화기획과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관이다.

동화, SF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경험한 문화기획 스토리 창작 전문 단체로 문화콘텐츠 산업의 동향 및 비전을 소개하고 스토리 텔링 창작 경험을 제공해 교육생 스스로 다양한 문화를 향유, 자기표현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단체이다.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현업 동화 작가인 권요원 작가와 '로저와 골디'의 저자 임동일 작가가 직접 교육에 나서고 있다.

교육 과정은 글쓰기의 원리와 전개, 표현법 등 작문의 스킬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기획 구상 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교육생들이 만든 창작물을 가지고 독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소울 크로싱에서는 '스토리'와 접목한 애니메이션, 영화 등 영상물 제작이나 문학에 등장하는 인물을 캐릭터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HOW 소울 크로싱에서는?

▲ 수원 문화예술발전기금 문학분야 기획사업으로 선정된 '숲 속 아기도깨비와 탐험하는 전통문양 이야기'에 등장하는 '소울 크로싱'표 도깨비 캐릭터.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수원 문화예술발전기금 문학분야 기획사업으로 선정된
'숲 속 아기도깨비와 탐험하는 전통문양 이야기'에 등장하는
'소울 크로싱'표 도깨비 캐릭터.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소울 크로싱에서는 창작 활동을 기반으로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다채로운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소울 크로싱은 '양손학교'를 통해 작품 속 미래상들을 분석하고 각자가 예측한 미래를 초단편 SF 소설로 써보는 창작 교육을 진행했다. '양손학교'는 경기문화재단이 사회변화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배움을 나눈다'는 취지 아래 운영하는 교육 특화 사업이다.

프랑스의 '문학자판기'에서 영감을 얻어 소울 크로싱이 직접 개발한 '미래상상자판기'는 교육생의 창작활동을 개인에서 사회로 확장하고 상호 작용해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생들의 단편 작품을 자판기 안에 담아 독자들이 즉석에서 꺼내 볼 수 있는 장치다.

또 소울 크로싱의 대표 프로그램 '추리 RPG 스토리텔링-사건의 재구성'은 롤플레잉 게임을 통해 창작자와 독자들이 쉽고 재밌게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리 RPG 스토리텔링-사건의 재구성'은 추리소설 창작 프로젝트로 교육생들은 사건의 등장인물인 듯 사연과 알리바이, 동기를 창작한다.

여기서 얻어진 창작물들을 상캠 곳곳에 '미스터리 박스' 형태로 설치하고 그 안에 담긴 '사건 파일'을 읽은 독자가 범행 동기를 유추해 범인을 밝혀내는 참여형 액티비티 추리 게임이다. 이는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상상×메이커'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소울 크로싱이 진행한 문화기획 사업 '숲 속 아기 도깨비와 탐험하는 전통문양 이야기'가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숲 속 아기도깨비와 탐험하는 전통문양 이야기'는 수원시 문화예술발전기금 문학 분야 기획사업으로 선정된 소울 크로싱 자체 프로그램으로 도깨비를 캐릭터로 완성하고 전통문화를 접목해 스토리 텔링과 체험활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WHO  권요원 소울 크로싱 대표 "문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창작활동 도전"

 


"창작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나누는 창작'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요."

▲ 오른쪽 사진은 권요원 작가와 임동일 작가의 저서들.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오른쪽 사진은 권요원 작가와 임동일 작가의 저서들.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6일 상상캠퍼스에서 만난 소울크로싱과 권요원 작가는 '창작'으로 소통하는 세상을 꿈꾼다. 동화 작가이자 소울 크로싱의 대표인 권 작가는 문학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의 든든한 조력자다.

"문학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어요. 소울 크로싱에 모인 사람들은 작가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과 미처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모인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전문성을 갖추되 자칫 따분하고 지루할 수 있는 글쓰기 수업을 신나게 할 수 있어요."

상상캠퍼스라는 공간에 가장 잘 들어맞는 그루버를 꼽으라면 단연 '소울 크로싱'이다. 독특한 소울 크로싱의 수업 방식은 내면의 감춰져 있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를테면 구성원 모두가 사건의 등장인물이 돼 사연과 알리바이, 동기 등의 이야기를 창작하고 상상캠퍼스 곳곳에 숨겨두면 독자들이 이것을 읽고 범인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또는 교육생들이 창작한 단편 창작물을 자판기에 넣어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독자와 창작자가 별도의 출판 매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꽤 흥미롭다.

"대중들이 문학을 보다 쉽고 재밌게 접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고안하게 됐죠. 특히 '미래상상자판기'는 직접 공정을 의뢰해 제작한 장치이기도 해요. 소울 크로싱 교육생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에 자판기를 만들게 됐습니다."

엉뚱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소울 크로싱의 프로그램들은 현역에서 동화작가로 활동해온 권 작가의 이력이 한몫했다. 2008년 동화 '그 녀석이 수상하다' 출간과 동시에 데뷔한 권 작가는 '이어도에서 온 선물', '말을 삼킨 아이', '쿠킹 메이킹' 등을 펴내며 동화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베테랑 동화작가로 불리는 그도 한때는 소울 크로싱의 교육생들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꿈을 키웠다.

"어린시절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을 즐겨했죠. 한 번은 무슨 자신감인지 동화를 써서 대뜸 출판사로 찾아갔습니다. 거절 당할거라 생각했지만 글이 재밌다며 책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얘길 듣게 됐습니다. 그렇게 출간한 책이 '그 녀석이 수상하다'에요. 동화 작가의 길에 들어선 뒤부터는 줄곧 작품 활동에 매진하게 됐습니다."

이렇듯 동화작가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던 권 작가는 지난해 경기상상캠퍼스 생생1990에 입주하면서 자신과 같은 꿈을 키워가는 교육생들을 만나오고 있다.

"상상캠퍼스라는 매력적인 공간을 알게 됐고 이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간의 글을 써 온 경험을 바탕으로 문학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문화기획을 하고자 소울 크로싱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소울 크로싱이 상상캠퍼스에 문을 열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국 각지의 작가 지망생들이 소울 크로싱에 몰려들었다.
"의외의 반응이었습니다. 인근 지역민들 정도만 관심을 보일줄 알았는데 경남지역에서까지 찾아와 주셨죠."
올해로 그루버 입주 1년 차가 된 소울 크로싱은 여전히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다양한 필드에서 활동하는 상캠의 그루버들과 교류도 하고 추후에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 커뮤니티로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문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마치 책 속 세상을 현실로 가져온 것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