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재즈피아노 부문 수시모집에서 19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최연소 합격한 강세윤(15)군이 자신의 피아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4대 1 경쟁률 당당히 뚫은 15세 '역대 최연소'... 4개 대학 더 붙어



"어리다고 해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오로지 실력으로만 봐주세요."

쟁쟁한 실력자들도 합격하기 힘들다는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역대 최연소인 15세의 나이로 당당히 합격한 강세윤군은 7일 당찬 소감을 밝혔다.

강 군은 2020학년도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재즈피아노 부문 수시모집에서 19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특히 경희대, 한양대, 홍익대, 동아방송대 등 4개 학교 합격자 명단에도 동시에 이름을 올리면서 실용음악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가 어려서 합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담담하게 시험을 치렀고 그 결과 원하던 학교에 합격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강 군이 국내 명문 학교에 합격할 수 있던 비결은 어린 시절부터 접한 무대 경험에 있었다. 그는 2년 전 SBS 방송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크고 작은 무대에 서며 경험을 다져온 강 군은 지난해 '제13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에 출전해 중등부 악기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 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부모가 수원 인계동에 직접 세운 '윤아트' 공연장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관객들을 만나온 경험이 대학 합격에 1등 공신이라고 강 군은 설명했다.

"음악을 좋아하시던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연습 겸 무대 경험을 해보라는 의미에서 공연장을 만들어주셨어요. 매주 월요일마다 정기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을 만나온 덕분에 시험장에서 떨지 않고 저의 실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었지요."

음악 하는 형제들 사이에서 늦둥이로 태어난 강 군은 8살 무렵부터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다. 영화를 보고 온 날이면 어김없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을 악보 없이 건반으로 똑같이 재현해 내곤 했다. 이런 재능을 일찍이 알아챈 강 군의 부친은 형들과 마찬가지로 그에게 클래식 음악을 교육했다. 그러나 강 군은 클래식 음악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9살 되던 해 재즈피아노로 전향하게 됐다. 재즈피아노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던 강 군은 재즈피아노 신동으로 성장해 갔다.

"매일 같은 곡을 연주해야 했던 클래식 음악은 너무 지루했어요. 클래식 음악 악보에 음표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즉흥적인 연주를 하면서 지루함을 달래곤 했죠. 아버지께서 어느 날 재즈피아노를 해보지 않겠냐고 권하셨어요. 재즈피아노는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지난해 검정고시를 치른 뒤 입시경쟁에 뛰어들어 불꽃 마크(서울예술대를 상징하는 엠블럼)를 달기까지 쉼 없이 달려 온 강 군의 최종 목표는 음악 교수가 되는 것이다.

"잘 성장해서 학생들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멋진 교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당장은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해 형, 누나들과 신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