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 2-1. 수도권 일자리 패권다툼 <하> 싸울 총알이 적다
[인천, 서울의 그늘 언제까지] 2-1. 수도권 일자리 패권다툼 <하> 싸울 총알이 적다
  • 김원진
  • 승인 2020.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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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발길 붙들려면 지역기업 경쟁력 강화해야

 

 

▲ 지난 12월27일 오후 8시쯤, 서울 1호선 부평역. 용산역에서 출발해 동인천역으로 가는 특급열차에서 내린 승객들로 역사가 가득찼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대졸취업자 이탈률 71.9% … 전국 3위 불명예
연간매출 1000억원 넘는 벤처기업 30곳으로

수도권 전체 8.4% 불과 '산업도시' 명성 무색
창업 10년내 가치 10억불 이상인 '유니콘기업'
서울 9개·경기도 2개 배출했지만 인천은 잠잠

 

 

서울과 경기라는 거대 고용 시장과 살을 맞대고 있는 인천은 '취업자 지역 이탈률'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도시 중 하나다.

취업자 지역 이탈률은 출신 대학 소재지와 현재 근무지가 다른 취업자 비율을 말한다.

인하대 오준병, 허원창 교수가 지난 12월 한국은행 인천본부 지역경제세미나에서 발표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이용한 인천지역의 노동공급이탈 예측모형' 자료를 보면, 이런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인천지역 대학 졸업생에서 표본 추출한 436명 가운데 인천 외 지역으로 취업한 인구가 71.9%에 달했다(그래픽1).

인천지역 이탈률 71.9%는 17개 시·도에서 세종(94.5%), 충남(80.5%)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이다.

반면 서울, 경기지역으로부터의 노동력 유입은 2.4%와 3.2%에 불과하다.

인천은 서울, 경기와 일자리를 놓고 겨룰 만한 고용 몸집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일방적 대학 인재 유출이라는 심각한 비대칭성을 숙명처럼 안고 살고 있다.


▲'5.1%'와 '8.4%'의 차이

요즘 수도권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스콘 기업 '에스지이'는 지난 2009년 인천에서 설립됐다.

국내 주요 아스콘 기업들에 비해 업력은 짧은 편이다.

그런데도 2016년 기준 국내 아스콘 시장에서 24.1%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 내에서 26.7%이라는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지난 2018년 '벤처천억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 내에 5개 생산 설비를 집중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 게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한 해 매출이 2018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서 신규 '벤처천억기업'으로 진입한 전국 58개사 중에서 인천지역 기업은 아쉽게도 에스지이가 유일하다.

전체 신규 벤처 천억 기업에서 서울·경기 기업이 각각 21곳, 16곳으로 63.8%(37곳)를 담당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인천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가 인정하는 벤처천억기업은 2018년 기준으로 모두 587곳이다(그래픽2).

여기서 본사가 수도권에 있는 업체는 358곳이다.

국내 벤처천억기업 100곳 중 61곳은 수도권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세분화하면 이 중 인천 몫은 극히 적다.

경기 벤처천억기업 188곳, 서울 140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30곳만 인천 업체다.

전국 벤처천억기업에서 경기와 서울이 각각 32%, 23.9%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천은 5.1% 규모다.

수도권만으로 놓고 비율을 나눠도 인천은 세 지역에서 8.4%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인천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쉽게 말해 수도권 인구에서 12%가 인천시민인데 산업도시 인천에 양질 일자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큰 지역 벤처 천억 기업 수가 수도권 인구 비율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라며 "이마저도 남동구, 연수구 등에 몰려 지역 편차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천 벤처 천억 기업 30곳 본사를 확인해 보니 남동구가 11곳, 연수구 9곳으로 두 지역에 절반 이상이 위치해 있었다.

이어 서구 5곳, 부평구 4곳, 중구 1곳 순이었다. 업종은 '기계/자동차/금속' 등 제조업이 대다수고 서울·경기에서 발전 속도가 높은 '소프트웨어개발/IT기반서비스' 관련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었다.


▲수도권이 이끄는 국내 '유니콘기업'. 인천은 언제쯤

지난 12월10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제조업체인 '에이프로젠'이 11번째 유니콘기업으로 등재됐다.

우리나라 유니콘기업들이 서울에 집중된 현실에서 지난 2018년 8월 유니콘기업으로 편입된 경기도 성남 기업인 '크래프톤'에 이어 1년 3개월 만에 역시 경기도 성남에서 새 유니콘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국내 유니콘기업 11곳 중에서 서울에 본사가 위치한 경우는 9곳이고 나머지 2곳은 경기도 기업이다.

유니콘기업은 창업한 지 10년 이내,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스타트업 기업 중에서 '대장주'격 업체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와중에 여전히 인천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정부는 20개사 유니콘기업 배출을 위한 K-유니콘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등 '벤처 4대 강국' 진입을 추진하지만 이번 정부 정책에서 인천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한국을 이끌 차세대 차기 유니콘기업은 의료인공지능. 헬스케어, 자율 주행,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 4차 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전통 제조업 중심인 인천이 현 정부 기조에 맞게 체질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서울·경기가 주도하는 유니콘기업 시장에서 인천 지분 확보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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