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두발로마라톤동호회 좌절·완주기 … 훈련법·식단조절 팁도 담아
이 세상 사람을 둘로 나눈다면 42.195㎞의 마라톤을 뛰어본 사람과 뛰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마라톤은 힘든 운동이다. 출발점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장담 못한다. 가장 확실한 답변은 "뛸 때까지는 뛰겠다"이다.
이 책은 '부천두발로마라톤동호회' 회원들이 각자 겪은 마라톤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회원들이 마라톤을 하며 느낀 애환과 희열, 그리고 마라톤으로 각자 삶의 꿈과 고난을 헤치며 나아가는 생생한 경험담이 있다. 또 책갈피 이곳저곳에 마라톤을 하며 알아야 할 상식을 넣었다. 따라서 이 책은 마라톤을 하는 이들에게는 동료의식을 갖게하고 마라톤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입문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책은 10㎞부문 8명, 하프(21.097㎞)부문 3명, 풀코스 21명, 울트라(50, 53, 100㎞ 등)부문 3명이 뛰면서 체험한 좌절과 완주의 환호를 담고 있다. 또 모든 코스에 완주를 위한 훈련방법과 식단조절 등에 대해서도 경험을 토대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 책의 필자들은 마라톤을 하는 합리적인 해명도 곁들인다. 이들은 '마라톤은 정의로운 운동'이라고 주장한다.
마라톤은 약간의 유전적 조건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연습을 안 하면 무용지물이고 42.195㎞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반드시 '연습'을 필요충분조건으로 요구한다.
특히 누가 부축할 수도 없고 신분이 어떠하든, 돈이 많든 적든, 배웠든 못 배웠든, 성별도, 나이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지배적 질서는 단 1%도 의미 없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뛰어야 하는 마라톤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또 달리는 동안 자신과 싸울 뿐 다른 사람과 경쟁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페이스 조절을 잘하려한다. 인생도 그렇듯이 페이스를 조절 못하면 삶은 뒤틀리게 마련이기 때문에 마라톤은 '절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마라톤은 '신앙'이라 믿는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써 놓은 옷을 입고 달리기 때문에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등에 붙은 이름 석자가 응원하는 묘한 마력(魔力)이나 주술적인 힘을 느낀다.
인천일보에 '아! 조선, 실학을 독(讀)하다'를 연재하고 있는 고전독학자 간호윤 박사는 강화울트라 100㎞를 달린 체험기와 함께 '조선인이 달리기를 잘하는 데 대한 변증설-동인선주변증설(東人善走辨證說)'을 통해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흥미로운 자료를 보았다"며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먼 거리를 잘 달려서 준마와 맞설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 말(馬)이 귀하고 수레가 없어서 도보로 달리기를 익혀 온 때문이다. 그러므로 낮에 걷기 위하여 밤에 식량을 장만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보면 보통 사람보다 갑절을 더 걷는 것은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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