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 2000만명 달성을 위해 방한 관광객의 재방문을 적극 유도하고 비자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비자면제 확대와 단체비자 완화 등이 뼈대다.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 등 3개국 단체 관광객이 지방공항 환승 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동남아 관광비자 발급기간도 단축하고 복수비자 발급 대상은 기존 공무원·전문직종사자 등에서 개인자산 20만달러 이상 보유자, 대기업 임직원 등으로 넓힌다. 한-아세안 관광취업협정 체결을 추진해 신남방국가 청년층에 최대 1년간 관광·어학연수도 제공한다. 중국 단체관광객에 제한해 허용하던 현행 제도를 동남아 3개국까지 추가로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인도네시아(2억5800만명·세계 인구 5위), 필리핀(1억명·12위), 베트남(9500만명·15위) 등은 인구 대국이다. 중국 주요지역 대학생들은 방학기간(1~3월·6~8월)에 한국을 찾을 시 비자수수료를 한시 면제해준다. 환승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지방공항 환승객일 경우 72시간 무비자 체류도 허용한다.

K-콘텐츠, K-뷰티, K-푸드 등 3K 등을 연계한 대규모 행사인 K-컬쳐 페스티벌을 상·하반기로 나눠 일 년에 2번 개최한다. 한류행사와 연계한 여행상품 구성을 활성화하고 외국인 방청권 부여 확대도 검토한다. 아울러 1월까지 국제관광도시를 선정해 ICT 활용 관광 안내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까지 통합 지원한다.

국내 의료서비스를 토대로 외국인 의료관광도 활성화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ICT 기반 사전상담·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 및 협의를 추진한다. 올 상반기까지 해당 국가 법령, 인프라 수요 등 여건 기초 조사를 통한 타당성을 검토한 후 하반기 내 해당국과 협의를 할 계획이다.

또 서비스 질 등 일정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에 대해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통한 운영자금 융자를 지원한다. 우수한 의료서비스 질과 안전체계를 갖춘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지정 유효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관광객 확대 방안에 발맞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청라·영종 등에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청라국제도시에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갖춘 의료복합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을 공모한다. 공모에서 26만1000여㎡의 사업 부지를 산업시설용지와 지원시설용지로 구분하고 앵커 역할을 할 종합병원 규모를 최소 500병상 이상으로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종합병원·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시설·업무시설·상업시설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받을 예정이다. 송도국제도시 7공구 8만5800㎡에도 종합병원과
연구개발(R&D) 시설, 부대시설을 갖춘 500병상 이상의 연세대 세브란스 종합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연세대와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 및 세브란스병원 건립·사이언스 파크(YSP) 조성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도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공모 절차가 내년 말 시작된다. 중구 운남동 영종하늘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10만5000㎡ 부지에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연구용역을 3월 착수해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용역에서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최적화 방안을 마련해 올 11월 공모를 추진할 예정이다. 영종도에는 9만명의 주민과 공항 상주근무자·이용객 등 유동인구가 28만명에 달해 신속한 인명구조를 위한 종합병원 설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근본적으로 무비자 정책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이 중국에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0년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지역 거주자에 한해 단체관광비자를 발급했다. 이후 2010년부터 개인관광비자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이어 복수비자가 2011년에 오키나와에 한해 발급하기 시작했고, 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이듬해인 2012년부터 피해지역인 동북지방에도 복수비자 발급을 허용했다.

이처럼 일본 당국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비자 규제를 완화할 때마다 일본을 찾는 유커의 수는 확연히 늘었다. 호주와 유럽 일부 국가도 중국 유커 유치를 위해 비자기간을 늘려 주는 등 완화조치를 앞다퉈 하고 있다. 한국관광연구원은 한·중 무비자가 실현될 경우 2019년까지 1400만~1500만명의 방한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비자는 개인 관광객의 증가로 이어져 기존의 단체관광 중심에서 발생한 많은 사회적 문제들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칭우 경제부장